이준석 "이재명 대통령은 전쟁 나도 냉장고 옮기고 있을 건가"
2025-10-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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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부부의 추석 연휴 방송 출연 논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 부부가 예능 촬영에 참여했다는 건 국정 공감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행위”라며 “국민의 정서를 외면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서남수 당시 교육부 장관은 컵라면을 먹었다는 이유 하나로 국민적 분노의 대상이 돼 결국 사퇴했다”며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지금,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국가 전산망이 마비된 그날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복구를 위해 공무원과 기술진이 진땀을 흘리던 그 시각, 대통령은 세트장의 냉장고 앞에 서 있었다”며 “만약 전쟁이 나도 냉장고를 옮기며 촬영을 이어갈 셈이냐”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의 대응 태도도 문제 삼았다. 그는 “대통령실은 비판이 나오자 ‘대통령이 오히려 칭찬받아야 할 일이다. 화재 보고를 받고 대응한 뒤 잠시 시간을 내 K-푸드를 홍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그 말 자체가 무감각의 극치다. 국가 시스템 마비와 예능 홍보를 한 문장 안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열할 수 있는 감수성이야말로 지금의 위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 시스템이 멈췄을 때 리더는 웃음을 멈춰야 한다”며 “국민이 불안을 느끼는 순간에도 웃음을 소비하는 리더십은 공감의 단절을 상징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방송국이 대통령 부부의 출연분을 편집하거나 방영을 미루는 결단을 내렸어야 했지만, 대통령실은 어떤 요청도 하지 않았다. 결국 그날 이후 국정 운영의 공감 능력은 복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이미지 논란이 아닌 국정 철학의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대통령 부부의 예능 출연을 ‘문화외교’로 포장하려는 시도는 정치라기보다 신앙에 가깝다”며 “권력 내부가 스스로의 행위를 합리화하는 사이, 국민과의 감정선은 더욱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여권 일부에서는 “대통령 부부의 예능 출연은 K-푸드를 세계에 알리고 문화산업을 진흥하려는 취지였다”며 “사적인 오락이 아닌 공적인 외교 행보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야권과 시민사회에서는 “국가 전산망이 마비된 날에 대통령이 방송 촬영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행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은 당시 화재 발생 직후 보고를 받고 즉각 지시를 내렸으며, 이후 잠시 시간을 내 문화콘텐츠 촬영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예능 출연은 단순 홍보가 아닌 외교적 메시지를 담은 문화 교류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라면 국민이 불안해할 만한 상황에서 ‘문화외교’라는 단어가 먼저 나올 수 없다”며 “리더십은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데서 시작된다”고 맞섰다. 그는 “정권이 자신들의 행위를 미화하며 국민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며 “국가 시스템이 불타고 있는데 ‘냉장고’를 홍보하는 것이야말로 냉소의 정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