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사상 최대치라더니…박물관 '황금 유물' 잇따라 털렸다
2025-10-0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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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황금 유물, 도둑들의 새로운 표적
금값 급등이 부른 문화재 절도의 습격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면서 유럽 각지 박물관에서 황금 유물을 노린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표준시(UTC) 기준 지난 6일 오후 3시 4분 금 가격은 온스당 3956.42달러였고 7일 새벽에는 한때 3977.19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같은 날 04시 46분에는 3974.09달러였으며 12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은 3996.40달러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절도 사건은 영국 웨일스에서 발생했다. 지난 6일 새벽 카디프 인근 세인트 페이건스 국립역사박물관에 2인조가 침입해 청동기 시대 황금 장신구 등 유물을 훔쳐 달아났다. 사우스 웨일스 경찰은 이날 박물관 절도 신고를 접수했으며, 용의자들이 무단 침입해 전시장 내 다수 유물을 반출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프랑스 파리의 국립자연사박물관에서 원석 형태의 금 표본 4점이 도난당했다. 절도범들은 절단기와 가스토치 등 전문 장비를 이용해 방탄유리를 파손한 뒤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도난 표본은 18~19세기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처음 발견된 금 원석, 미국 골드러시 시대에 채굴된 원석, 수십 년 전 호주에서 발견된 축구공 크기(약 5㎏)의 금 원석 등을 포함한다. 총 가치는 무려 60만 유로(한화 약 9억 8000만원)로 추산된다.

지난 1월에는 네덜란드 드렌츠 박물관에서 루마니아 국립 박물관이 대여한 국보급 황금 유물들이 도난당했다. 범인들은 문을 폭약으로 파괴해 진입한 뒤 ‘코토페네슈티의 황금 투구’를 포함한 4점을 불과 3분 만에 훔쳐 달아났다. 야간 경비 공백이 드러나며 안전관리 부실 논란이 일었고, 사건은 양국 간 외교적 파장으로 번졌다. 루마니아 국립역사박물관장은 이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문가들은 금값 급등이 절도의 직접적 동기가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유명한 유물은 암시장에서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범인들이 유물을 녹여 금괴로 환전해 처분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도난 예술품의 평균 회수율이 5~10%에 그친다는 점에서 황금 유물의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