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찾아가지 않은 복권 당첨금 450억…의외로 절반은 '이 등수'

2025-10-08 11:44

add remove print link

올해 1∼8월 기준 미수령 당첨금 450억 원…최근 5년 새 최대치
5등 5000원 당첨금 미수령액만 213억 원…1등 84억 원도 그대로 남아

올해 들어 주인을 찾지 못한 복권 당첨금이 45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또 추첨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사진 /  뉴스1
로또 추첨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사진 / 뉴스1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이 되면 복권은 작은 즐거움이자 선물로도 자주 등장한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 함께 로또를 사서 웃고, 여행길에 들른 휴게소에서 즉석복권을 긁으며 순간의 설렘을 나누기도 한다. 부모님께 행운을 빌며 복권을 드리기도 하고, 친척이나 지인에게 건네며 “좋은 기운이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당첨 확률은 희박하다는 걸 알면서도 명절만큼은 복권이 일종의 놀이이자 기대로 자리 잡아 왔다. 실제로 명절 전후에는 복권 판매량이 크게 늘고, 당첨자가 나왔다는 ‘명당’ 복권방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명절마다 매출은 늘고 기대도 커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당첨금의 상당 부분은 끝내 주인을 만나지 못한 채 사라진다. 소액 당첨금은 귀찮다는 이유로, 거액 당첨금은 이유조차 알 수 없는 사정으로 그대로 기한을 넘기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매년 수백억 원의 당첨금이 회수되지 못하고 있다.

8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미수령 복권 당첨금이 총 4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1억 원보다 약 89억 원이 늘었으며 최근 5년간 가장 큰 규모다. 2021년 343억 원, 2022년 311억 원, 2023년 436억 원 수준과 비교해도 올해가 가장 많다.

복권 종류별로 보면 온라인 복권인 로또의 미수령 당첨금이 211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즉석복권 등 인쇄복권은 40억 원, 연금복권 등 결합복권은 37억 원이 수령되지 않았다.

등수별 미수령 금액을 보면 소액 당첨금이 가장 많았다. 5000원에 해당하는 로또 5등 당첨금이 213억 원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어 4등이 46억 원, 3등이 16억 원, 2등이 15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소액뿐 아니라 거액 당첨금도 찾아가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 1등 당첨금 중에서도 84억 원이 미수령으로 남았다.

시민들이 복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시민들이 복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1등 당첨자의 경우 현수막을 내걸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홍보까지 하지만 끝내 찾아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며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액 당첨금의 경우 번거로워서 수령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도 설명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로또와 추첨식 인쇄·전자복권은 지급 개시일부터 1년 안에, 즉석식 인쇄·전자복권은 판매 종료일부터 1년 안에 당첨금을 찾아야 한다. 이 기한을 넘기면 당첨금은 자동으로 복권기금에 귀속된다.

소멸된 당첨금은 공익사업 재원으로 쓰인다. 복권기금은 소외계층 주거 안정, 저소득층 청소년 장학사업, 문화재 보호 등 다양한 사회적 목적에 활용된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