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 42kg인데…" 위고비 달라는 환자들, 거부하기 힘든 의사들

2025-10-0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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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유혹, 숨겨진 위험은 무엇일까?
GLP-1 비만약,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주의사항

'살 빼는 약' 위고비가 지나치게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다이어트 열풍과 함께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으로 불리는 이 약물은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된 전문의약품으로, 국내에서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비만환자나, 제2형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30㎏/㎡인 과체중 환자에게 처방된다. BMI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체지방과 건강 위험도를 평가하는 지표다.

하지만 최근 일부에서는 동반 질환이 없고 BMI가 27㎏/㎡ 미만인 정상 체중자에게도 GLP-1 비만약이 처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의 한 의원 원장은 “다이어트 욕심으로 키 150㎝에 몸무게 42㎏인 사람도 위고비를 처방해 달라 요청한 적이 있다”며 “환자가 우리 의원에서 받지 않아도 다른 곳에서 처방받을 가능성을 고려해 의사가 처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렇게 되면 약물 남용과 부작용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협력해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안전사용 안내서’를 배포하며, 일반인들에게 약물 사용의 위험성을 알렸다. 안내서에 따르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당뇨병약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병용 시 혈당이 급격히 낮아질 수 있어, 용량 조절 여부를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또한 임신·수유 중 사용은 금지되며, 약물의 체내 잔류기간을 고려해 임신 계획 시 최소 1~2개월 이상 피임이 필요하다.

비만치료제는 처음부터 고용량으로 투여하지 않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해진 용량과 용법대로 점차 증량하며 사용해야 한다. 주사는 복부, 허벅지, 윗팔 등 편한 부위에 하고, 매번 주사 부위를 바꿔야 한다. 환자는 약물 복용 전 △과민반응 여부 △현재 복용 중인 약물 △병력 △임신·수유 여부 등을 의료 전문가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 보관 시에는 빛을 피해 냉장고에 보관하며, 약이 얼거나 색과 입자가 변하면 사용하지 않고 폐기해야 한다.

비만치료제를 허가 범위 내에서 사용하더라도 위장관 장애, 주사 부위 반응, 피로, 어지러움 등 이상 사례가 흔히 나타날 수 있다. 드물지만 급성 췌장염, 담석증, 담낭염과 같은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거나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식약처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전문의약품인 만큼, 반드시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복약 지도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온라인 해외직구나 개인 간 거래를 통한 구매는 제품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건강 전문가들은 “체중 감량을 위한 약물 사용은 BMI와 동반 질환, 개인 건강 상태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며 “정상 체중인 사람이 단순히 다이어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며, 장기적인 부작용이나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약물에 의존한 체중 감량보다 식습관 개선과 운동 습관을 병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안내서는 GLP-1 비만치료제 사용이 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안전한 약물 사용과 부작용 예방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이어트 욕심으로 약물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개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올바른 정보 제공과 의료진 상담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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