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연가시라 생각하는데"…사마귀 좀비 만든다는 반전의 '기생충' 정체

2025-10-0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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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된 사마귀들은 정상적인 크기로 성장 못해…

최근 국내 사마귀 개체군에서 특정 기생충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유튜브 채널 '다흑'은 사마귀의 몸속을 파고들어 숙주를 서서히 잠식하는 '짧은등기생파리'의 생태를 직접 관찰한 영상을 공개했다.

감염됐다가 기생충이 탈출해 내장이 검게 변한 사마귀. / 유튜브 '다흑'
감염됐다가 기생충이 탈출해 내장이 검게 변한 사마귀. / 유튜브 '다흑'

'다흑' 채널 운영자는 곤충 전문가와 함께 야생에서 왕사마귀와 참사마귀를 채집하며 기생충 감염 개체를 찾아 나섰다. 이들은 넓은 잎을 가진 관목 식물 주변에서 사마귀들을 발견했는데, 특히 왕사마귀의 경우 가슴판이 주황색을 띠는 것으로 구별할 수 있었다.

채집 과정에서 일부 사마귀의 옆구리에서 기생충이 뚫고 나온 흔적이 발견됐다. 감염된 사마귀들은 정상적인 크기로 성장하지 못했으며, 영양분 부족으로 움직임이 둔해진 상태였다. 채집한 사마귀들 중 일부는 복부에 구멍이 뚫려 있었고, 배 속 내장이 검게 변한 것으로 보아 이미 기생충이 탈출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장에서 발견된 기생파리의 모습. / 유튜브 '다흑'
현장에서 발견된 기생파리의 모습. / 유튜브 '다흑'

며칠 후 확인 결과, 황란사마귀 한 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이 사마귀의 몸속에서는 세 마리의 큰 기생충 유충이 나와 번데기가 된 상태였다. 복부에는 파리가 뚫고 나온 구멍이 여러 개 있었고, 주변에는 하얀색 알 같은 것들이 붙어 있었다.

'짧은등기생파리'의 설명. / 유튜브 '다흑'
'짧은등기생파리'의 설명. / 유튜브 '다흑'
사마귀 뱃속에 있던 기생충의 모습. / 유튜브 '다흑'
사마귀 뱃속에 있던 기생충의 모습. / 유튜브 '다흑'

짧은등기생파리는 사마귀의 약충이나 성충을 가리지 않고 몸에 알을 낳는다. 부화한 유충은 주로 사마귀의 가슴 부분에서 몸속으로 파고들어가 복부에 자리를 잡는다. 이후 지방과 영양소를 섭취하며 성장하는데, 엉덩이를 바깥으로 내밀어 호흡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채집된 사마귀 여러 마리에서 앞다리 밑에 알 자국이 발견됐고, 일부는 복부에 파리가 만든 구멍 흔적이 남아 있었다. 번데기를 해부한 결과, 내부에서 완전한 형태의 파리가 발달 중인 것이 확인됐다. 엉덩이처럼 보이는 부분과 날개, 다리가 뚜렷하게 구별됐다.

사마귀 뱃속에 있던 기생충의 모습. / 유튜브 '다흑'
사마귀 뱃속에 있던 기생충의 모습. / 유튜브 '다흑'

이 기생충의 특이한 점은 숙주를 완전히 죽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생충이 숙주가 죽을 때까지 기생하는 것과 달리, 짧은등기생파리는 사마귀의 생명을 유지시키면서 몸을 뚫고 나온다. 이는 기생충 중에서는 비교적 독특한 생존 전략으로 평가된다.

약 한 달간의 관찰 끝에 짧은등기생파리 성충이 우화에 성공했다. 일반 파리에 비해 더듬이 등 감각 기관이 발달한 형태였다. 기생파리는 숙주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감지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치의 윗부분을 머리로 밀어내고 우화한 성충은 표본으로 제작됐다.

유튜브, 다흑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불쌍한 사마귀...", "생각보다 사마귀가 천적이 많네", "정말 신기해요!!", "강도인데 가진 거 다 내놓으면 목숨만은 살려주는 강도네", "저도 키우다 나온 적 있는데 기절할 뻔", "알고 보니 사마귀는 동네 북이었네요", "알면 알 수록 신기한 곤충의 세계", "사마귀 너무 불쌍하네요. 대부분 '연가시'라고 생각하는데 반전의 파리 등장", "저 파리 많이 봤던 건데 저렇게 생존하는 거구나" 등 다양한 댓글을 남겼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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