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없어야 맞는데...인천 전역에 깔려 폭증한 뜻밖의 ‘이 동물’ 정체
2025-10-09 18:43
add remove print link
인천을 점령한 불청객, 북경도마뱀의 습격
조용히 번지는 외래종, 도시 생태계의 경고음
최근 인천 곳곳에서 정체불명의 도마뱀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어야 할 외래종 도마뱀이 인천 전역에서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다흑’에 올라온 영상이 이를 생생히 보여준다. 제목은 “지천에 깔렸습니다!! 인천은 중국도마뱀이 널렸네요 ㄷㄷ… 잠깐이면 수십 마리씩 줍는 게 가능합니다.” 실제로 영상 속 유튜버는 인천의 한 공원 주변에서 외래종 도마뱀을 직접 채집하며 “잠깐이면 수십 마리씩 줍는 게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들이 바로 북경도마뱀붙이(하우스 게코)다.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서식하는 외래종으로, 국내에서는 원래 발견되지 않아야 하는 종이다. 유튜버는 “인천의 한 공원 근처에서는 하우스 게코들이 계속 최근에 많이 등장한다. 작년에도 여기서 꽤 잡았는데 올해도 또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인에 따르면 최근 40여 마리가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서 유튜버는 “이게 한국종이 아니라 외국, 중국에서 넘어온 북경도마뱀붙이라서 국내에서는 원래 발견이 안 되는 종인데 인천에서 화물선을 통해 유입된 걸로 추정하고 있다”며 “지금부터는 애들이 동면을 한다고 가정집으로 많이 들어온다. 작년 10월부터 집 안에 들어온다는 DM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 속 외래종 도마뱀붙이 채집을 해보겠다”며 채집을 시작했다.

영상 속 그는 “야간 시간이 되면 벽에 붙어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메라가 돌아가자마자 한 마리가 잡혔다. 유튜버는 “이게 진짜로 있다”며 “초저녁이라 활동량이 많진 않지만 북경도마뱀붙이다. 국내에 서식하는 제페니즈 게코보다 무늬가 더 뚜렷하고 덩치가 약간 크다”고 말했다.
이어 벽돌 틈에서 새끼 개체들도 연이어 포착됐다. 그는 “지금은 알에서 부화한 시기라 이렇게 작은 애들이 계속 활동 중”이라며 “돌 색깔과 비슷해서 잘 안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한 마리씩 매달려 있다. 짧은 시간에 세 마리를 잡았다”고 전했다.

유튜버에 따르면 북경도마뱀붙이는 야행성으로, 주로 밤이 되면 활동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체 수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으며, “작년보다 훨씬 많아졌다”고 놀라워했다. 급기야 동네 아파트 단지에서도 잡혔다. 그는 “지금이 알에서 한창 부화하는 시기라 채집한 것들 대부분이 새끼”라며 “근처 아파트에서도 발견돼 사실상 인천 전 지역에 퍼졌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동네 공원에 붉은 벽이 있다면 90% 확률로 붙어 있을 것”이라며 “특히 아파트 상가 벽면에서도 종종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튜버는 “인천은 국내에서도 그리 따뜻한 도시는 아니지만 이렇게 정착했다는 건 곧 다른 지역으로도 빠르게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만 “현재까진 얘네가 생태계에 문제를 일으켰다는 보고는 없다. 오히려 모기를 잘 잡아먹는다는 얘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부산에서도 밤마다 본다”, “화물에 섞여 들어오다니 처음 알았다”, “해마다 외래 생물이 늘어나는 것 같다”, “확실히 적응하고 진화하니 더 퍼질 듯”, “오늘 가서 20마리 정도 잡았다. 이미 많이 퍼졌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하우스게코(북경도마뱀붙이)는 인천 전역에서 대량으로 목격될 만큼 확산 중이며, 아직 생태계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외래종인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모기 등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습성 덕분에 단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인천의 밤은 낯선 생명체들로 가장 뜨겁다. 한국엔 없어야 할 외래 도마뱀이 도시의 벽을 타고 조용히 세력을 넓히고 있다. 작은 몸집이지만 그 확산력은 결코 작지 않다. 이 작은 도마뱀이 남긴 흔적은 단순한 생태 현상이 아니다. 조용히 번져가는 그 움직임은 우리 생태계의 경계가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