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0초 vs 2초…아이폰·안드로이드 '이것' 비교 결과 이렇게 달랐다
2025-10-1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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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정밀도 확보 위한 과정”…정부는 ‘속도’ 요구
아이폰이 긴급 상황에서 위치를 보내는 속도가 안드로이드보다 10배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112나 119에 전화를 걸면 신고자의 위치가 자동으로 전송되는 ‘긴급구조 서비스’는 골든타임을 지키는 핵심 장치다. 몇 초 차이가 생명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얼마나 신속하게 위치가 전달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아이폰은 긴급 상황에서 위치 정보를 전송하는 데 평균 20초가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드로이드폰보다 10배 이상 늦어 구조 현장에서 초동 대응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긴급 통화가 끝난 뒤 5분 동안만 위치 정보를 제한적으로 제공한다. 경찰이나 소방 등 제3자의 요청에도 실시간 제공은 지원하지 않는다.
국내 단말기는 기지국, GPS, 와이파이 신호를 각각 제공하지만 아이폰은 이를 합쳐 자체 측위 방식인 ‘HELO’를 통해서만 위치를 전송한다. 이 때문에 속도가 늦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진행된 긴급구조 위치정보 품질 시험 결과 아이폰의 평균 응답시간은 20초였다. 같은 조건에서 안드로이드 단말은 기지국 1.3초, GPS 1.7초, 와이파이 2.4초 등 평균 2초 안팎으로 훨씬 빨랐다. 애플은 더 정밀한 좌표를 제공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구조 현장에서는 신속성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럴드경제 단독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애플에 국내 방식과 동일하게 기지국·GPS·와이파이 정보를 별도로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애플은 HELO 방식을 고수하며 사실상 거부했다. 제3자의 긴급 구조 요청 역시 글로벌 정책과 개인정보 보호, 단말기 보안성을 이유로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긴급 통화 종료 후 5분까지만 위치를 제공하는 것도 해킹 위험과 배터리 소모를 고려한 조치라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안드로이드 단말은 기지국, GPS, 와이파이를 동시에 활용해 빠른 응답과 높은 정확도를 보이지만 아이폰은 제공 시간과 범위가 제한적이다. 지난달 서울 관악구 흉기 난동 사건 당시에도 경찰은 신고 접수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위치를 특정하지 못해 최종 진입까지 20분이 걸렸다. 피해자가 이동 중이었다면 지연은 더 치명적일 수 있다.
김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면 구조기관에 위치 정보가 신속하게 제공돼야 한다”며 “본인이 직접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제3자 요청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