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싸더라… 온라인서 산 ‘이것’, 절반이 가짜 의심

2025-10-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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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품 감정서 직접 제출하라”는 판매자 대응도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가운데 정품이 아닌 ‘짝퉁’으로 의심되는 제품이 늘고 있어 소비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 동안 접수된 가품 화장품 관련 상담이 450건 가까이 된다고 10일 밝혔다. 2022년에는 80건이 채 되지 않았지만 2023년 100건, 지난해 130건을 넘어섰고 올해도 8월까지 이미 130건이 집계됐다. 해마다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셈이다.

가짜 화장품이 가장 많이 거래된 곳은 대형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었다. 전체 상담의 70% 이상이 이 경로에서 발생했고, 개인 쇼핑몰이나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각각 80여 건, 40여 건의 사례가 접수됐다. 최근에는 SNS를 통한 거래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품목별로는 향수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향수가 230건, 기초 화장품이 116건, 색조 화장품이 53건으로 뒤를 이었고 세정제나 샴푸 같은 생활용 제품도 적지 않았다. 특히 기초 제품과 색조 화장품은 매년 상담 건수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가품을 의심한 이유는 다양하다. 정품과 향이나 질감이 다르거나 용기 디자인과 글자 인쇄가 다른 경우가 많았다. 제품 일련번호나 유효기간이 표시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고 심지어 사용 뒤 피부 트러블이 생겨 가품으로 의심한 경우도 있었다.

온라인 가품 화장품 품목별 상담 접수 현황 / 한국소비자원 제공
온라인 가품 화장품 품목별 상담 접수 현황 / 한국소비자원 제공

불만 유형을 보면 품질 문제를 호소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260건가량이 “정품이 아닌 것 같다”거나 “품질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판매자와 연락이 두절되거나 사이트 자체가 폐쇄돼 환불을 받지 못한 경우 환급을 요청했지만 배송비나 수수료를 과도하게 요구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가품일 경우 300% 보상한다”는 광고를 내걸고도 실제로는 환급조차 제대로 해주지 않은 경우도 확인됐다.

실제 피해 사례도 있다. 지난해 한 소비자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16만 원가량의 향수를 샀는데, 제품을 받아보니 뚜껑의 각인과 라벨, 향이 모두 정품과 달랐다. 판매자와 플랫폼에 문의했지만 “가품 감정서를 직접 제출해야 환급이 가능하다”는 답만 돌아왔다.

또 다른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클렌징폼을 대량 구매했는데 인쇄 상태와 질감이 기존 제품과 달랐고 유통기한도 표시되지 않아 환불을 요구했지만 판매자가 “정품”이라고 주장하며 반품 시 배송비를 부담하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소비자원은 피해를 막기 위해 몇 가지 수칙을 제시했다. 화장품은 반드시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나 인증된 판매처를 통해 구매하고, 제품을 받으면 포장 상태와 인증표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고거래에서는 정품 인증서 제출을 요구하고,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은 가품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가품 사용은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공식 판매처를 이용하고 수령 직후 확인을 철저히 하는 소비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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