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사놓을 걸…비슷한 처지였는데 한쪽만 금값이라는 10월 제철 '국민 식재료들'
2025-10-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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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식탁을 뒤흔드는 극과 극
국민 식재료인 감자의 가격은 오르고 고구마의 가격은 내려가는 추세라 10월 식탁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같은 구황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이 완전히 대조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무게 역시 달라질 전망이다.
감자 가격이 심상치 않다. 파종 시기의 저온 현상과 고온 및 가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확량이 줄고 상품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감자 20kg 특등급의 가락시장 경락 도매가는 4만 4794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9.55% 급등한 수치다.
소매가 역시 오름세다. 지난 2일 기준 감자 100g 소매 가격은 373원으로, 전년 대비 15.12%, 평년 가격과 비교해도 10.68% 상승했다.
가격 상승의 주범은 공급 감소다. 올해 고랭지 감자의 생산 추정량은 약 11만 4000톤 내외로, 이는 작년 대비 9.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재배 면적과 10아르(a)당 생산량(예상 단수) 모두 줄어든 점을 가격 급등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10월에 출하되는 전체 감자 중 82.1%를 차지하는 고랭지감자의 출하량(3.9% 감소 예상)이 줄면서, 이달 감자 전체 출하량도 작년보다 3.8%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달 29일 서울 가락시장에서는 감자 20㎏ 상품 한 상자당 3만 7291원에 거래되기도 했는데, 이는 작년 9월 평균보다 19.8% 높은 가격이다.
전문가는 달라진 기후에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엄지범 순천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헤럴드경제에 “아열대 기후에 맞는 품종 개량과 기후 적응성이 높은 품목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후 변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기후 스마트 농업’도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함께 가을 식탁의 대표주자인 고구마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고구마는 건조함과 고온에 대한 내성이 강한 특성을 지녔다. 그 덕분에 감자와 같은 생육기 피해가 적었으며 오히려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 2일 고구마의 소매가는 1㎏당 4921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52% 저렴해졌다. 전월과 비교해도 8.58% 떨어진 수치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위원은 “최근 고구마 소비가 늘며 기업형 생산지가 증가했고, 재배 면적 확대로 공급이 늘었다”고 전했다.
고구마는 생육에 적합한 온도가 30~35도로 비교적 고온에 강하고 토질이나 경사도 등 까다로운 조건 없이 재배가 가능하다. 기상 악화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물량 확보가 용이했다는 점도 가격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저가 경쟁력에 힘입어 고구마의 소비처는 더욱 다양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햇고구마를 평균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저칼로리 고구마죽, 단백질 쉐이크(고구마 맛) 등 가공식품으로의 활용이 폭넓게 이루어지는 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