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모양으로 자랐지…한국인 99%는 기겁할 역대급 '식재료'

2025-10-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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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은 악마, 속살은 선물?!

​물 위에서 자라지만, 그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솟구쳐 나온 듯한 기괴한 형태의 견과류가 있다. 두 개의 뿔처럼 솟은 가시, 짙은 흑갈색의 단단한 껍질, 마치 악마의 얼굴을 닮은 실루엣. 이 괴상한 열매의 정체는 바로 'Water Caltrop', 한국에서는 물밤 등으로 불리는 수생 견과류다. 외형만 보면 먹기 두려울 정도지만, 알고 보면 수천 년 동안 동아시아에서 사랑받아온 귀한 식재료이자 전통 약재다.

마치 악마 같은 생김새의 견과류.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마치 악마 같은 생김새의 견과류.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이 견과류 열매를 영어권에서는 버펄로넛, 박쥐열매, 악마의 씨앗 등으로 부른다. 특히 악마의 씨앗이라는 이름은 열매껍질 형태에서 비롯됐다. 검은빛이 도는 딱딱한 껍질 양쪽으로 뾰족한 두 개의 가시가 길게 뻗어 있어, 마치 악마의 뿔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길이 1.6~4.6미터에 달하는 줄기는 늪지나 호수 바닥의 진흙에 뿌리를 내리고, 수면 위에는 연잎처럼 둥근 잎들이 로제트 형태로 퍼진다. 여름철인 7월에서 9월 사이에는 작은 흰 꽃을 피우며, 이 시기 곤충에 의해 수분이 이뤄진다. 시간이 지나면 꽃이 지고, 대신 특유의 뿔 모양 열매가 맺힌다.

악마처럼 생긴 견과류의 속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악마처럼 생긴 견과류의 속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겉모습은 흡사 괴생명체의 해골처럼 생겼지만, 껍질을 깨면 그 속살은 전혀 다르다. 내부에는 희고 단단한 씨앗이 들어 있으며, 모양은 마늘이나 밤과 비슷하다. 이 씨앗이 바로 식용 부분으로, 수천 년 전부터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 식재료로 사용돼 왔다. 고대 중국 기록에는 제사 음식이나 귀족들의 간식으로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반도 남부의 늪과 저수지, 논두렁 등에서 자생하는 마름이 해당 식물과 같은 속에 속한다. 다만 한국 마름은 해당 견과류 열매보다 작고 가시가 짧으며, 속살의 향과 단맛이 더 은은한 것으로 전해진다.

괴상한 견과류 열매 물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괴상한 견과류 열매 물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이 견과류 열매의 씨앗은 영양이 풍부하지만 생으로 먹으면 독성이 있어 반드시 삶거나 구워서 먹어야 한다. 열을 가하면 독성 성분이 사라지고, 고소하면서도 살짝 단맛이 나는 풍미로 바뀐다. 식감은 밤과 마늘의 중간쯤으로, 단단하면서도 약간 쫄깃하다. 익힌 씨앗은 그대로 먹기도 하고, 말린 뒤 가루로 내어 전통 과자나 디저트, 음료 재료로 쓰인다. 볶음밥, 만두소, 탕 등에도 활용되며, 껍질을 태워 만든 재는 피부 염증이나 습진 치료에 사용되기도 했다.

이 물밤은 외형만 보면 공포스럽지만, 그 안에는 인류가 오랜 세월 동안 활용해 온 지혜가 담겨 있다. 한때 늪지의 잡초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건강식과 생태복원의 이중적 가치를 가진 식물로 평가받는다. 익히면 밤처럼 고소하고, 마늘처럼 쫄깃하며, 단맛이 은은하게 퍼지는 이 식재료는 그 생김새와는 달리 매우 건강한 식품이다.

유튜브, Soozie the Foodie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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