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하나당 50kg... 많이 잡히긴 하는데 인건비도 안 나온다는 '국민 해산물'

2025-10-1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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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시간 대비 수익이 안 맞으면 조업 포기”

꽃게 조업 모습 / 'TV생물도감' 유튜브
꽃게 조업 모습 / 'TV생물도감' 유튜브

가을 서해안에서 제철을 맞은 꽃게가 풍년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어부들은 "너무 많이 잡히면 조업을 포기한다"는 예상 밖의 고민을 털어놓고 있다. 꽃게가 많이 잡히면 왜 조업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

유튜브 채널 'TV생물도감'이 최근 공개한 영상엔 서천 앞바다에서 꽃게 조업에 나선 유튜버 김준영과 어부들의 모습이 담겼다. 금어기가 풀린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상당한 양의 꽃게가 그물에 걸려 올라왔다.

첫 번째 그물을 올리자 초입부터 꽃게가 빼곡하게 보였다. 어부는 "45~50kg 정도 잡혔다"며 "지금 이 정도면 많이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1kg당 서너 마리 정도이니 150~200마리가량이 한 번에 올라온 셈이다. 유튜버가 "꽃게 어획이 (금어기 직후와 비교해) 많이 줄었다는 게 맞느냐"고 물으며 놀라워하자 어부는 "줄긴 했지만 그래도 많다"고 답했다.

문제는 그물에 엉킨 꽃게를 푸는 작업이었다. 꽃게 그물 특성상 꽃게가 엉켜서 나오기 때문에 현장에서 다 푸는 게 불가능하다. 그물째 배에 싣고 항구로 돌아와 한 마리씩 뜯어내야 했다. 당일 조업한 것의 4분의 1을 작업한 상태에서도 30~40kg가 나왔을 정도로 작업량이 상당했다.

꽃게  / 'TV생물도감' 유튜브
꽃게 / 'TV생물도감' 유튜브

어부는 "꽃게가 많이 잡히면 그물에서 푸는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작업 시간 대비 수익이 맞지 않으면 조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마리씩 그물에서 떼어내는 데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데, 가격이 폭락하면 인건비조차 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부는 "올해 꽃게가 엄청 많이 나왔다"며 "금어기가 풀린 직후 비교하면 조금 줄었지만 아직까지는 많다"고 전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물량이 쏟아지면 가격이 급락하고, 어부들 작업 부담이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올해 꽃게 풍년의 배경에는 지속적인 방류 사업이 있다. 어부는 "꽃게를 한 해 몇백만 마리씩 방류한다"며 "어부들이 직접 참여해 방류 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바다도 천연 양식장으로 활용하는 개념으로 가야 어장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꾸미가 올해 역대급 조황을 보인 이유도 같다고 어부는 설명했다.

조업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두 번째와 네 번째 포인트에서는 그물이 통째로 사라진 상태였다. 어부는 "요새 꽃게가 많이 올라오니까 도둑도 있다"며 "두 번 적발했지만 사과만 받고 넘어갔다"고 말했다.

김준영은 집으로 가져온 꽃게로 꽃게찜과 꽃게 푸팟퐁커리를 만들어 먹었다. 그는 "냉동한 것도 맛있게 먹었는데 생으로 먹어보니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요즘 서해안에 제철인 이것! 그런데 너무 많이 잡히면 조업을 포기한다는데...'란 제목으로 'TV생물도감'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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