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부터 터졌다…'최고 시청률 20%' 전작 기록 꺾은 대이변 ‘한국 드라마’

2025-10-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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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사회의 아픔과 희망을 그리다
IMF 시대, 인간의 연대가 만드는 감동

tvN 새 토일드라마 ‘태풍상사’가 시작부터 폭풍 같은 반응을 일으켰다. 최고 시청률 20%를 기록한 전작 ‘폭군의 셰프’의 화제성을 잇는 것은 물론, 첫 방송부터 2025년 tvN 토일극 첫방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대이변’의 서막을 열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직전의 한국 사회를 정밀하게 복원한 시대극으로, 첫 회만에 강렬한 몰입감과 세대 공감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tvN 새 토일드라마 '태풍상사' 1회 방송 일부 장면 / 유튜브 'tvN DRAMA'
tvN 새 토일드라마 '태풍상사' 1회 방송 일부 장면 / 유튜브 'tvN DRAMA'

지난 11일 방송된 ‘태풍상사’(연출 이나정·김동휘, 극본 장현,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이매지너스·스튜디오PIC·트리스튜디오)는 전국 가구 평균 5.9%, 최고 7.1%, 수도권 평균 5.7%, 최고 7.1%(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2049 타깃 시청률 또한 전국 평균 1.8%, 최고 2.4%로 동시간대 1위를 굳히며, 단 한 회만에 2025년 tvN 토일드라마 중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을 써냈다. ‘전작의 바통을 완벽히 이어받았다’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준호 연기 미쳤다”, “90년대 감성에 울컥했다”, “1화 엔딩에서 눈물이 터졌다”, “진짜 1화 마지막 장면 여운이 장난 아니네요” 등 방송 직후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는 실시간 호평이 쏟아졌다. ‘태풍상사’는 화려한 볼거리 대신 사람 사이의 온기와 연대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으로, 세대의 경계를 넘어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tvN 새 토일드라마 '태풍상사' 스틸컷 / tvN
tvN 새 토일드라마 '태풍상사' 스틸컷 / tvN

첫 회는 1997년의 공기와 정서를 완벽히 되살리며 ‘기대작’다운 첫인상을 남겼다. 당시 TV 자막 폰트를 그대로 재현한 오프닝, 삐삐 숫자 메시지, 공중전화 옆에서만 터지던 씨티폰, 그리고 을지로의 풍경까지 — 제작진은 그 시절의 일상과 공기를 집요하게 복원해냈다. ‘나는 문제없어’로 시작되는 오프닝 시퀀스는 IMF 직전 한국 사회의 활기와 불안을 교차시켜 보여주며, 단 한 장면으로 시대적 배경을 관객의 기억 속에 소환했다.

이준호와 김민하의 연기는 작품의 몰입을 결정짓는 중심축이었다. 이준호는 자유분방한 90년대 청춘 ‘강태풍’으로 분해 눈빛, 말투, 몸짓 하나까지 완벽히 시대에 녹였다. 특히 IMF라는 격랑 속에서 방황과 책임감을 오가는 내면 연기는 “이준호 인생 캐릭터의 탄생”이라는 찬사를 이끌었다. 김민하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경리 ‘오미선’ 역으로 섬세한 표정 연기를 펼치며 극의 온도를 높였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와 두 동생을 돌보며 하루하루 버텨내는 인물의 단단한 생존력, 그리고 시대를 관통하는 따뜻한 온기를 동시에 담아냈다.

tvN 새 토일드라마 '태풍상사' 스틸컷 / tvN
tvN 새 토일드라마 '태풍상사' 스틸컷 / tvN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태풍상사’의 미술·음악적 완성도 역시 눈길을 끌었다. 당시의 폴라로이드 색감과 거칠고 따뜻한 질감을 살린 영상 톤, 아날로그 감성의 삽입곡들은 시청자들을 자연스레 그 시절로 데려갔다. 직장인들의 분주한 하루를 담아낸 태풍상사의 장면들, 사장 강진영(성동일)과 아들 강태풍의 부자 관계, IMF 직전의 불안한 사회 분위기가 맞물리며 현실적이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극 중 후반부, 태풍의 아버지 진영이 자금난과 압박 끝에 쓰러지는 장면은 첫 회의 감정선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병상 앞을 지키던 태풍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맞닥뜨린 ‘돌아올 수 없는 이별’은 깊은 여운을 남겼고, 바로 이어진 뉴스 속보 — “정부, IMF 구제금융 신청” — 은 개인의 상실과 국가적 위기를 한 화면에 겹쳐 놓으며 엔딩을 완성했다. “폭풍의 계절”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유튜브, tvN DRAMA

tvN 측은 ‘태풍상사’를 두고 “특별한 영웅담이 아닌, 위기 속에서도 서로를 붙잡고 살아낸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화려한 성공담 대신, IMF라는 현실적 배경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버텨낸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연대의 가치’를 다시 묻는다.

tvN 새 토일극 '태풍상사' 제작발표회 이준호, 김민하 / tvN
tvN 새 토일극 '태풍상사' 제작발표회 이준호, 김민하 / tvN

전작 ‘폭군의 셰프’가 고급 미식의 세계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탐구했다면, ‘태풍상사’는 경제 위기라는 무거운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냉혹한 시대극 속에서도 드라마는 따뜻하다. 그것은 ‘태풍상사’라는 이름 아래 모인 이들이 결국 서로를 통해 버텨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첫 방송만으로도 확실히 증명했다. ‘태풍상사’는 단순한 복고극이 아니다. 1997년의 바람을 다시 불러온 이 작품은, IMF를 견디며 서로의 손을 잡았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오늘의 우리를 비춘다. 전작의 기록을 꺾은 것은 단순한 시청률 수치가 아니라, 시대를 꿰뚫은 공감의 힘이었다.

'태풍상사' 2회는 12일 오후 9시 10분 tvN에서 방송한다.

※ tvN 드라마 ‘태풍상사’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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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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