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만 관객 못 채웠는데...공개 직후 넷플릭스 ‘2위’ 오른 19금 한국 영화
2025-10-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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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의 힘, 역주행 공포영화의 반란
타로카드가 품은 일상의 불안, 그 충격적인 이야기
개봉 당시 누적 관객 1만 9000명. 흥행 성적만 놓고 보면 조용히 스쳐 지나간 작품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는 뜻밖의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다. 바로 최병길 감독의 공포 미스터리 영화 ‘타로’다.

넷플릭스 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10월 12일 오전 11시 기준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순위에서 ‘타로’는 ‘노이즈’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개봉 당시 2만 명을 채 넘기지 못했던 작품이 공개 직후 넷플릭스 2위에 오르며 예상 밖 반전을 만들어낸 것이다. 같은 순위표에는 ‘사마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야당’, ‘우먼 인 케빈 10’, ‘길복순’ 등이 이름을 올렸다.
‘타로’는 2024년 6월 14일 개봉한 작품으로, 최병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출연진은 조여정, 고규필, 김진영(덱스), 이문식, 김지혜, 김승훈 등으로 구성됐다. 94분 분량의 19금 공포영화로, ‘한순간의 선택으로 뒤틀린 타로카드의 저주에 갇히는 인물들’을 그린다.
특이한 점은 이 영화가 단순한 극장용 공포물이 아니라, U+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타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원작 시리즈는 7개의 독립된 에피소드로 구성된 미드폼 시리즈이며, 극장판 ‘타로’는 그중 조여정의 ‘산타의 방문’, 고규필의 ‘고잉홈’, 김진영의 ‘버려주세요’ 세 에피소드를 엮은 옴니버스 형식이다.

각기 다른 인물의 공포를 다루는 이 세 편은 하나의 타로카드라는 상징 아래 연결된다. ‘산타의 방문’에서는 홀로 딸을 키우는 워킹맘 지우(조여정)의 집에 벌어지는 크리스마스의 기이한 사건을, ‘버려주세요’에서는 배달 라이더 동인(김진영)에게 닥친 섬뜩한 체험을, ‘고잉홈’에서는 한밤중 낯선 택시 안에서 점점 커져가는 불안을 묘사한다.
세 이야기는 모두 “일상 속 불안”이라는 공통된 정서를 공유한다. 귀신보다 무서운 건 인간의 선택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짧지만 밀도 높은 공포를 선사한다. 실제로 영화를 본 관람객들은 “마지막 장면은 충격 그 자체”, “짧은데 몰입감 최고”, “배우들 연기력 덕분에 현실감이 살아있다”, “덱스 첫 연기인데 생각보다 잘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타로’의 인기가 뒤늦게 폭발한 이유는 명확하다. OTT 시대 관객들은 이제 러닝타임 90분 안팎의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선호한다. ‘타로’는 짧고 강렬한 옴니버스 구성, 현실적인 공포, 그리고 조여정·고규필·덱스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의 연기력을 앞세워 넷플릭스 이용자들의 피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또한 ‘타로카드’라는 상징은 단순한 미신의 소재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욕망과 불안을 투사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시나리오를 쓴 경민선 작가는 “타로카드가 저주만 가져오는 건 아니다. 각 인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상상하며 보면 더 깊이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병길 감독 역시 “타로는 역방향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카드다. 그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면 영화가 더 흥미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객수 2만 명 미만, 평점 7.1. 이 수치는 분명 대중적 흥행이라 부르기 어렵다. 하지만 ‘타로’는 묵직한 메시지와 독특한 서사 구조, 그리고 완성도 높은 연출로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재평가받고 있는 작품이다. OTT 공개 이후 입소문을 타며 “이게 왜 극장에선 못 떴지?”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타로’의 역주행은 플랫폼 시대의 새로운 생명력을 보여준다. 극장에서는 외면받았지만, 넷플릭스에서는 다시 발견된 19금 공포물. ‘타로’는 지금, 그 이름처럼 불길하면서도 매혹적인 운명으로 다시 돌아왔다.
영화 <타로(Tarot), 2024>
개봉 2024.06.14.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공포, 미스터리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94분
배급 (주)영화특별시S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