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말고 쉬운 말로”…세종시교육청, 공공언어 평가 최우수

2025-10-1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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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한마당서 문체부 표창 받아…첫 평가에서 유일하게 외래어·오류 적은 기관

세종시교육청, 공공언어 사용 노력으로 빛을 보다 / 세종시교육청
세종시교육청, 공공언어 사용 노력으로 빛을 보다 / 세종시교육청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세종시교육청이 공공기관 문서의 공공언어 사용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쉬운 우리말 사용에 앞장선 공로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장관 표창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성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교육청 내부를 넘어 학교 현장까지 실질적인 언어 개선 노력이 제도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월 11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5 한글한마당’ 행사에서 세종시교육청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2024년 공공기관 공문서 등 공공언어 평가」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평가는 「국어기본법」에 따라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언어의 용이성과 정확성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 시도교육청 17곳과 공공기관 118곳의 보도자료를 무작위로 선정해 외래어·어문규범 오류 등을 분석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외국어·외국 문자 사용과 비문법적 표현이 가장 적었던 기관으로 평가받았다.

교육청은 그간 △국어문화학교 운영 △홍보 동영상 제작 △매월 ‘한글의 날’ 운영 등 자체 노력을 기울여왔다. 바른말 쓰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친 점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평가가 공문서에 한정됐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남는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에듀테크', '스마트 러닝', '셀프 디벨롭먼트' 등 외래어 표현이 빈번하게 사용된다. 정책 명칭이나 수업 콘텐츠에 어려운 용어가 포함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이해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유럽 여러 도시에서는 공공언어를 시민 참여와 연계해 실질 개선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시는 주민 참여단이 행정 문서를 검토해 난해한 용어나 외래어를 수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독일의 일부 주는 ‘쉬운 독일어(Einfache Sprache)’ 기준을 교육청 발간물에 의무 적용하고 있다.

이런 사례는 쉬운 말 쓰기 운동이 단순한 언어 개선을 넘어서 행정 접근성, 정책 신뢰도 향상과도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세종시교육청이 장관 표창을 받은 이번 평가 결과를 계기로, 언어 정책의 범위를 교육청 내부 공문서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교육 콘텐츠·수업 자료·학교 공지문까지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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