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숙 의원, “예산은 날리고, 의자는 고장”...세종시 냉온열 의자 사업 효율성 도마 위

2025-10-1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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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숙 의원 “교체 주기 못 채우고 고장…비가림형 정류장이 더 시급”
전기료만 연 1억 원…BRT 구조와 시민 수요 고려한 정책 재설계 요구

김효숙 의원, “예산은 날리고, 의자는 고장”...세종시 냉온열 의자 사업 효율성 도마 위 / 김효숙 의원
김효숙 의원, “예산은 날리고, 의자는 고장”...세종시 냉온열 의자 사업 효율성 도마 위 / 김효숙 의원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세종시가 버스정류장에 설치한 냉·온열 의자가 예산 대비 체감 효과는 낮고, 유지관리 부담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효숙 세종시의원은 13일 본회의 5분 발언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실제 운영 실태는 고장·방치 사례가 다수”라며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세종시에는 현재 냉온열 의자 228개와 온열 의자 64개 등 총 292개가 설치돼 있으며, 설치비는 대당 250만~300만 원, 유지관리비는 월 평균 2만2천~4만 원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시는 정부의 특별교부금 약 1억5,000만 원을 들여 48개 의자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전기료 등 유지비만 해도 연간 1억 원 이상 소요된다.

하지만 실제 의자 활용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설치 이후 4년도 채 되지 않아 고장으로 교체된 사례가 있고, 여름철 냉방효과는 크지 않아 시민들은 차라리 햇볕을 가릴 수 있는 시설을 원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세종시 내 버스정류장은 총 1,436개소이며, 이 중 670곳이 천장조차 없는 기둥형 정류장이다. 비가림형 정류장 설치에는 한 곳당 약 1,000만 원이 드는 반면, 냉온열 의자는 고장률이 높고 유지관리도 복잡하다. 이에 김 의원은 “냉온열 의자보다 온열 기능 위주의 단순장비와 비가림형 정류장을 확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고장난 의자의 수리 지연도 문제다. 관내에는 수리 가능한 업체가 없어 수도권이나 대전에서 기술자를 불러야 하는 구조다. “시민들은 가장 필요한 시기에 혜택을 못 받고, 행정은 반복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에너지 낭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냉온열 의자는 24시간 전력 공급이 이뤄지며, 이는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에너지 절약’을 이유로 설치 자제를 요청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김효숙 의원 / 세종시의회
김효숙 의원 / 세종시의회

김 의원은 대안으로 열전도율이 높은 유리 위에 쿨링 덮개를 씌워 온도 차를 줄이는 방식이나, 수동형 설비 확대를 제시했다. 이는 고장률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예산 투입이 곧 시민 편의로 직결되지 않는다면, 정책은 다시 설계돼야 한다. 냉온열 의자 설치는 ‘선한 의도’로 시작했지만, 세종시의 현실과 교통 특성, 시민 수요를 외면한 채 기계적으로 확대되면서 행정 비효율의 상징이 됐다. 김효숙 의원의 지적처럼, 앞으로의 교통복지는 지역 특성과 시민 목소리를 반영한 실용적 방식이어야 한다. “덥고 추운” 정류장엔, 고장 난 의자가 아니라 예산이 필요하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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