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안 되지…현대인 50%가 안 된다는 '손가락 벌리기' 정체

2025-10-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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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건강을 위협하는 일상의 작은 습관들

'현대인의 50%가 안 된다는 손가락 벌리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최근 알고리즘을 타고 급부상했다. 영상 속 동작은 양손의 마디를 모두 굽힌 채, 일명 개구리발처럼 손가락을 좌우로 넓게 벌리는 모습이다. 이게 되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리 힘을 줘도 미동조차 안 되는 사람도 있다. 이 단순한 동작에 숨은 이유는 생각보다 해부학적으로 명확하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손가락을 좌우로 벌리는 기능은 손허리손가락관절(MCP)에서 일어난다. 여기서 등쪽 뼈사이근은 벌림(외전), 손바닥쪽 뼈사이근은 모음(내전)을 담당한다. 문제는 손가락을 굽히면 관절 옆의 측부인대가 팽팽해져 옆으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같은 사람도 손가락을 편 상태에서는 쉽게 벌리지만, 마디를 접으면 갑자기 안 되는 게 정상이다.이 구조적 제한 위에 근육의 단축이 겹치면 동작은 완전히 막힌다.

근육이 짧아지면 생기는 일

핸드폰을 한 손으로 오래 쥐고, 마우스·키보드를 장시간 쓰고, 펜을 꽉 쥔 채 글을 쓰는 습관은 손 안쪽 뼈사이근특정 뼈들의 사이에 위치한 근육)을 계속 긴장시킨다. 이렇게 반복되면 근육이 짧아지고 손바닥 건막까지 뻣뻣해져 '손가락 굽힌 채 벌리기' 같은 복합 동작이 먼저 제한된다. 벌리려는 순간 손바닥이 당기거나, 넷째·다섯째 손가락이 거의 안 움직인다면 내재근 단축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

손가락을 벌리는 근육은 척골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팔꿈치를 괴고 앉거나, 게임·업무 중 손목을 굽힌 채 오래 있으면 이 신경이 눌려 손가락 벌림이 약해질 수 있다. 약지·새끼손가락이 저리거나 손바닥 근육이 꺼졌다면 큐비탈 터널 증후군 같은 신경 포착 증상일 가능성도 있다.

화제 모은 영상. / 유튜브, 운동하는 물리치료사_자반

간단한 관리법은?

손을 따뜻하게 덥힌 뒤 손가락을 편 상태로 천천히 벌리고 모으는 스트레칭을 해보자. 그다음 손허리손가락관절만 살짝 굽혀 10초 정도 유지한다. 손등에 고무밴드를 걸고 바깥으로 벌리는 저항 운동도 효과적이다. 작업 중에는 30~40분마다 '엄지-손가락 벌림'과 '손목 펴기' 스트레칭으로 긴장을 풀면 좋다.

스마트폰은 양손으로 조작하고, 무거운 손잡이는 손가락 대신 손목 스트랩으로 하중을 분산하자. 필기구는 두꺼운 그립을 사용하면 쥐는 힘이 줄어든다. 이런 작은 변화가 손 근육의 지속 수축을 끊어준다.

손가락 벌림이 점점 약해지고 젓가락질·단추 채우기가 서툴러졌다면 또는 손끝 저림·야간 통증·손바닥 근육 위축이 보인다면 척골신경 포착 가능성이 있다. 단순한 스트레칭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니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손가락을 굽힌 채 벌리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한 유연성 문제가 아니다. 근육 단축과 신경 압박, 생활습관이 겹친 결과다. 자주 스트레칭하고 자세를 바꾸는 습관만으로도 손의 퇴행을 늦출 수 있다.

기사 내용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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