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한글문화도시' 선언, 축제로 끝나지 않으려면...
2025-10-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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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한글축제 31만명 방문...비엔날레는 5만3천명 관람
편의시설 부족·전시공간 한계도 확인…'지속가능한 문화도시' 준비 필요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세종시가 ‘한글문화 중심도시’를 선언하며 대규모 문화 행사를 성료했지만, 시설·인프라의 구조적 한계와 시민 체감도의 간극은 여전히 과제로 남고 있다. 세종시는 흥행에 안주하지 않고 비엔날레의 상설화와 도시 정체성 정립을 위한 지속가능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로 579돌을 맞은 한글날, 세종시는 ‘세종한글축제’와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를 통해 ‘한글문화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천명했다. ‘세종, 한글을 품다’를 주제로 열린 한글축제는 역대 최대인 31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했으며, 프레 비엔날레도 5만3천 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화장실 부족, 주차난, 대중교통 불편 등 시민 편의시설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한글축제는 세계태권도연맹 시범공연과 드론쇼 등 이색 프로그램으로 개막 첫날부터 14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모았으며, ‘전국 노래자랑 한글도시편’ 등 참여형 프로그램도 흥행했다. 다만 행사 공간이 협소하고 편의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일부 방문객은 쾌적한 축제 경험을 누리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엔날레’는 예술성과 실험성을 갖춘 전시로 차별화에 나섰다. ‘오늘의 한글, 세종의 한글’ 전시와 함께 BRT 미술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작품을 선보였지만, 전시 공간의 규모와 동선에서 한계가 드러났다. 비엔날레가 예술행사로 자리 잡기 위해선 베니스, 광주 사례처럼 상설 전시관 확보와 함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요구된다.
이에 세종시는 2026년까지 ‘세종 한글 미술관’ 개관을 목표로, 기존 공원관리사업소를 전시장으로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교보문고, 한글학회 등 민간·공공 기관이 참여한 ‘한글문화 공동체’도 출범시켜 향후 정체성 확립을 위한 협업 기반을 마련했다.
세종시는 현재의 성과를 일회성 축제로 끝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축제 규모 확대에 비해 예산은 줄었고, 조직 운영의 전문성과 예술 감독 기획력은 향후 정기 비엔날레 유치에 있어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