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vs 조국 '격돌'... 내년 서울시장 선거 전초전?
2025-10-13 17:46
add remove print link
조국 “오세훈은 강남시장” vs 오세훈 “주택정책에 얼마나 무지하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의 규제 완화와 재건축 활성화 정책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그동안 서울시 주택정책에 얼마나 무관심하고 무지했으면 이런 말을 쉽게 꺼내겠는가"라고 강력 반발했다.
오 시장은 1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작 불을 지른 사람은 따로 있는데 이제 와서 불 끄는 사람을 탓하는 격"이라며 "주택시장 원리를 모른 채 훈수 두는 분들을 보면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문재인 정부와 전임 시장 시절, 해제되고 취소된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서울에 공급되지 못한 주택이 330여개 지역 28만호라는 사실은 알고 계시는가"라고 조 위원장에게 묻고 "이로 인한 '공급 절벽' 우려가 지금의 집값에 반영되고 있다. 거기에 '민주당이 집권하면 집값이 오른다'는 인식까지 더해져 오늘의 '불장(불붙은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 위원장은 자신이 몸담았던 정부의 정책 실패를 잊은 듯 말하지만, 시장은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제가 서울시에 복귀한 뒤 '신통기획'을 도입한 이유는 분명하다"며 "강남이든 강북이든, 재건축이든 재개발이든, 시민이 원하는 곳에 신속하게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강북은 지금 천지개벽의 시작점에 서 있다"며 "지난 9월 미아2구역 4000세대 재건축이 다시 시동을 걸었고, 노원구 백사마을은 지정 16년 만에 본격 재개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전임 시장의 '뉴타운 중단조치'에 주택개발이 막혔던 종로구 창신‧숭인동도 신통기획을 통해 6400가구 규모의 새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라며 "잠실5단지 같은 대단지 사업도, 구룡마을 등 수십 년간 갈등에 휩싸였던 지역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한강을 중심으로 내 집을 꿈꾸는 시민들의 열망을 담아 31만 호 공급계획을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공급과 규제 완화에 강남‧북의 구분은 없다"며 "서울시의 원칙은 단 하나, 시민이 원하는 곳에 필요한 만큼 공급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시장과 싸우면 집값이 뛰고, 시장을 살리면 주거 사다리가 세워진다"며 "시장을 이기려 들지 말고, 민간과 시장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중·삼중 규제를 풀고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폭발적으로 늘려야 한다"며 "이제는 강남‧북 갈라치기도, 남 탓도, 규제 강화도 아닌 공급으로 답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이것이 '불장'을 잠재우는 길이자, 청년에게 다시 '내 집을 꿈꿀 권리'를 돌려주는 길"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서울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정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 가격 차이가 17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년들의 지방 탈출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는 의미다. 국가균형발전의 틀이 무너졌다는 경고다"라며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오 시장은 서울시장이 아닌 강남시장을 자처하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강남벨트 중심의 규제 완화와 재건축 활성화 정책 등은 오히려 집값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장은 "서울시민은 오 시장이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해 강남 집값을 폭등 수준으로 끌어올린 사태를 기억하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은 중앙정부와 철저하게 보조를 맞춰야 하는 일이다. 독선에 빠져 '제2의 토허제' 사태를 일으키지 말고 가만히 있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혁신당은 페이스북에 "강남시장 오세훈은 가만히 있으라. 시장과 투기 세력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 대책이 필요하다. 주택 공급 체계·부동산 세제·공공주택 비율·청년임대주택 비율 등 국가적 차원의 종합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혁신당도 획기적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라는 글을 올려 조 위원장을 지원 사격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 위원장이 부동산을 매개로 오 시장과 정면 대결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서울 집값 문제라는 유권자들의 민감한 사안을 공략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행보가 향후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 위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5선에 도전하는 오 시장과 맞붙으면서 최대 격돌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보수 진영의 대표적 정치인인 오 시장과 진보 진영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조 위원장의 대결은 서울시장 선거를 전국적 관심사로 끌어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