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세계 대학 순위'…한국 학생들이 너도나도 가려 하는 서울대는?

2025-10-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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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순위로 본 글로벌 고등교육의 새로운 바람

세계 대학의 판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미국과 서유럽의 오랜 명문 대학들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아시아 대학들이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대학들은 상대적으로 약세다.

영국의 고등교육 전문 평가기관 타임스 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 THE)은 9일(현지시간) ‘2026 세계 대학 순위(THE World University Rankings 2026)’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에서 한국 대학들은 역대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서울대가 58위에 오르며 2023년 이후 처음으로 60위권에 진입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70위), 연세대(86위), 성균관대(87위) 등 총 4개 대학이 상위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는 한국 대학이 학문적 경쟁력뿐 아니라 연구력, 국제 협력, 논문 영향력 등 다양한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서울대는 연구 인용도와 산업 수입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종합 순위를 끌어올렸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이 단연 두드러졌다. 칭화대는 지난해에 이어 종합 12위를 유지하며 아시아 최고 대학으로 자리했다. 베이징대 역시 2년 연속 13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중국 대학 5곳이 상위 40위권에 들었고, 상위 500위권 내 대학 수도 35개로 확대됐다. 이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연구 투자와 인재 유치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일본의 경우 도쿄대가 26위를 기록하며 체면을 지켰지만, 아시아권 상위 10개 대학 명단에는 한국 대학이 포함되지 않았다. 상위 10개 중 중국이 5개, 싱가포르 2개, 홍콩 2개, 일본이 1개 대학을 차지했다. 홍콩 중문대는 아시아 10위에 올랐다.

서구권 대학의 하락세도 뚜렷하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10년 연속 세계 1위를 지켰지만, 그 외 다수의 서유럽 대학은 순위가 떨어졌다. 미국의 경우 상위 500위권 내 대학이 102개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25개 미국 대학이 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MIT 등 여전히 상위 10위권에는 7개의 미국 대학이 포진해 있지만, 전반적인 하락세는 뚜렷하다. 이는 연구비 축소, 고등교육에 대한 공공 투자 감소, 인재 유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THE의 필 베티 글로벌 업무 총괄 책임자는 “올해 순위는 연구와 고등교육의 권력 중심이 서구의 전통적인 명문에서 아시아의 신흥 강자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과 서유럽 대학들이 연구 자금 확보와 인재 유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꾸준한 투자와 개혁을 통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과 중국, 싱가포르 등은 정부 주도의 고등교육 육성 정책을 통해 세계적인 연구 중심 대학으로 도약하고 있다. 각국은 산학협력, 국제 공동연구, 혁신 기술 분야 지원을 확대하며 ‘지식 인프라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THE 세계 대학 순위는 세계적으로 가장 신뢰받는 대학 평가 중 하나다. 올해 평가는 3000개 이상의 대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150만건의 학술 평판 설문과 1900만건의 연구 논문을 분석해 산출됐다. 연구 성과, 교육 환경, 인용 영향력, 국제화, 산업 수입 등 5대 지표를 중심으로 종합 점수를 매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두고 “이제 대학 경쟁력의 기준은 단순한 학문적 명성이 아니라, 혁신과 사회 기여, 글로벌 네트워크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의 부상과 서구의 하락이라는 흐름은 단순한 순위 변동이 아니라, 세계 지식 생태계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이상 ‘명문대’의 기준이 한정된 지역에 머물지 않는 시대, 각국 대학들의 다음 행보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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