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4가역, 12월부터 새 이름 달고 승객 맞는다
2025-10-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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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첫 역명 병기
을지로4가역 이름에 케이뱅크가 붙는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서울교통공사와 을지로4가역 역명병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을지로4가역은 오는 12월부터 ‘을지로4가(케이뱅크)’라는 이름으로 병기돼 지하철 안내 표지와 노선도, 전동차 안내 방송 등 다양한 교통 안내 매체에 노출된다. 계약 기간은 2028년 말까지 3년이다. 케이뱅크는 이번 조치를 통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접하게 되면서 인지도와 친밀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사옥이 위치한 을지로 지역의 상징성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을지로 일대는 금융기관과 주요 기업 본사가 밀집해 있는 서울 도심 핵심 업무지구이면서 동시에 ‘힙지로’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젊은 세대와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지역이다. 특히 을지로4가역은 2호선과 5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으로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거점이어서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크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으로서 온라인 채널 중심의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도 이어가고 있다. 이미 서울 지하철 역사 45곳에 자체 브랜드 ATM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 ATM은 단순한 입출금 기능에 그치지 않고 미니카페 콘셉트의 디자인과 첨단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인터넷은행다운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회사 측은 이번 역명병기를 통해 케이뱅크가 젊은 감성과 활력이 살아 있는 을지로와 결합해 신선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고객들이 일상 속에서 케이뱅크를 더욱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지하철역 이름에 기업이 붙는 이유
역명 유상 병기 사업은 서울교통공사가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도입한 제도다. 지하철역 반경 1㎞ 이내 기업이나 기관이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최대 3년 동안 기존 역명과 함께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역사 외부 안내판과 대합실, 승강장 표지판은 물론 전동차 방송과 노선도에도 병기된다.
금액은 승차 인원과 유동 인구 규모를 기준으로 산정되며 공개 입찰이나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부역명이 패션 플랫폼 무신사로 확정됐다. 계약 금액은 약 3억 3000만 원 규모로, 무신사는 본사가 위치한 성수동 일대에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지역 상징성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특히 금융권은 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오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샛강역에 ‘KB금융타운’을 붙였고 하나금융그룹은 을지로입구역에, 우리금융은 명동역에 각각 이름을 달았다. 신한금융그룹은 여의도역과 을지로3가역 등 여러 역을 확보하며 국내 금융사 중 가장 많은 역명 병기를 운영 중이다.
서울교통공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기업은 시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어 상호 윈윈 효과가 크다. 실제로 재계약률이 80%에 이를 정도로 기업들의 만족도도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