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종류 과일에선 비교 불가... 세계에서 가장 맛있다는 한국 과일

2025-10-1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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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과일이라는 세계인의 인식을 처음으로 무너뜨린 과일

나주 배 수확 장면. 사진 속 품종은 신화다. / 농촌진흥청 제공
나주 배 수확 장면. 사진 속 품종은 신화다. / 농촌진흥청 제공

가을이면 시장에 넘쳐나는 노란 과일 배. 겉보기엔 그저 평범한 과일처럼 보이지만 이 과일 하나가 세계인의 편견을 깨고 한국 농업의 자부심으로 우뚝 섰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외국에서 배는 오랫동안 '맛없는 과일'의 대명사였다. 서양배는 물컹하고 밍밍해 생으로 먹기 어렵다. 중국 배는 생산량이 세계 1위지만 맛이 들쭉날쭉하고 그다지 달지도 않다. 한국배를 맛본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원래 배가 이렇게 맛있는 과일이었나?" 세계가 재발견한 한국배에 대해 알아봤다.

나주 배 / SSG닷컴
나주 배 / SSG닷컴

한국에서 배는 무려 1300년 전 삼국시대 때부터 재배돼 온 유서 깊은 과일이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에 진상되거나 귀한 선물로 쓰였다. 오늘날에는 제사상에 올리고 가을마다 즐겨 먹는 대표적인 고급 과일로 자리잡았다. 한국배가 이처럼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까지는 품종 개량과 재배 기술의 혁신이 있었다.

한국배의 대표 품종인 신고배는 평균 무게가 500~600g에 달하는 대과다. 일반적인 서양배나 중국배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크기를 자랑한다. 원황배와 추황배 같은 품종은 당도가 13~14브릭스에 이르러 일반 과일 중에서도 단맛이 뛰어난 편에 속한다. 여기에 단단한 과육, 아삭한 식감까지 더해져 한 입 베어 물면 과즙이 입안 가득 퍼지는 독특한 맛을 선사한다.

한국배의 품질은 재배 과정에서부터 철저하게 관리된다. 과수원마다 적과 작업을 통해 한 나무에 열리는 배의 개수를 제한하고, 봉지를 씌워 병충해로부터 보호하며, 수확 시기를 정밀하게 조절한다. 이런 정성 덕분에 한국배는 크기와 당도, 식감 모두에서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나주 배. 사진 속 품종은 한아름이다. / 농촌진흥청
나주 배. 사진 속 품종은 한아름이다. / 농촌진흥청

한국배의 우수성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덴마크 왕실에 한국배를 선물했을 때 왕실 관계자들은 "원래 배가 이렇게 맛있는 것이었냐"며 깜짝 놀랐다고 전해진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한국 공연 당시 나주배를 맛본 뒤 감탄해 수십 박스를 챙겨갔다는 일화가 있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아담과 이브가 먹었다는 선악과가 이처럼 맛있을 수 있을까?"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이처럼 한국배는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한국배의 인기는 수출 실적으로도 증명된다. 배는 맛없다는 세계인의 편견을 깨며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북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수출용 한국배는 더욱 엄격한 품질 기준을 통과해야 하며, 한 박스에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까지 고가에 거래되는 프리미엄 과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배의 성공 비결은 단순히 맛만이 아니다. 저장성도 우수해 상온에서 30~40일, 냉장 보관 시 수개월까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장거리 수출에 유리한 조건이다.

최근에는 신고배 외에도 원황배, 추황배, 황금배 등 다양한 품종이 개발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각 품종마다 당도와 식감, 수확 시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한국배 고유의 특징인 아삭함과 풍부한 과즙을 지니고 있다. 이들 품종은 국내 소비는 물론 해외 시장 공략에도 활용되고 있다.

한국 농가들은 더 나은 배를 생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친환경 재배 방식을 도입하고, 스마트팜 기술로 재배 환경을 최적화하며, 수확 후 선별과 포장 과정을 자동화해 품질을 한층 높이고 있다. 이런 노력이 쌓여 한국배는 세계 과일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배는 그저 평범한 과일이라는 세계인의 인식을 처음으로 무너뜨린 한국 배. 1300년에 걸친 재배의 역사와 현대 농업기술이 교차하며 만들어낸 이 과일은 이제 한국 농업이 세계에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는 자부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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