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새들이 줄줄이…무려 20마리 한꺼번에 발견된 '이곳'

2025-10-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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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로 200여 마리만 찾아오는 넓적부리도요 8년 만에 확인

울산 울주군 서생 솔개공원이 멸종위기 새들의 중간 기착지로 확인됐다.

작은도요(왼쪽), 알락꼬리마도요(오른쪽) / 이승현 학생,  김정순 새 통신원. 울산시 제공
작은도요(왼쪽), 알락꼬리마도요(오른쪽) / 이승현 학생, 김정순 새 통신원. 울산시 제공

울산시는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서생면 솔개공원 해안 갯바위 일원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 넓적부리도요를 비롯해 총 8종 20마리의 국제 보호종과 희귀 조류가 관찰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결과는 장기간의 관찰 기록을 토대로 확인된 것이다.

넓적부리도요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급종(CR)으로 지정된 국제보호종으로 국내에는 약 200여 마리만 찾아올 만큼 희귀하다. 이번에 서생 해안에서 다시 발견된 것은 지난 2016년 강동해변 이후 8년 만으로, 발목에 표식이 달려 있어 어느 지역에서 인공 부화해 방사된 개체인지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노랑부리백로의 / 조우진 새 통신원, 울산시 제공
노랑부리백로의 / 조우진 새 통신원, 울산시 제공

알락꼬리마도요 / 조현표 새 통신원, 울산시 제공
알락꼬리마도요 / 조현표 새 통신원, 울산시 제공

멸종위기 Ⅰ급이자 국제보호종으로 분류되는 노랑부리백로도 다시 찾아왔다. 지난해 처음 기록된 이후 올해도 서생 해안과 간절곶 일대를 오가며 머물렀다. 이외에도 멸종위기 Ⅱ급 붉은어깨도요와 알락꼬리마도요가 관찰됐으며, 국제보호종인 검은머리갈매기도 갯바위 위에서 확인됐다. 검은머리갈매기는 지난해 겨울 명촌교 인근에서 처음 관찰된 이후 이번이 두 번째 기록이다.

붉은가슴도요는 지난해 단 1마리만 발견됐지만 올해는 2마리로 늘어났다. 준위협종으로 분류되는 이 새의 관찰 사례는 해마다 변화하는 이동 경로와 개체 수를 보여준다.

그동안 동해안에서는 거의 기록되지 않던 작은도요도 이번에 서생 해안에서 확인됐다. 좀도요 무리에 섞여 있던 개체가 관찰되며 지역 첫 기록으로 남았다.

맹금류인 매가 꼬까도요를 사냥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매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Ⅱ급으로 지정된 종으로, 실제 먹이 활동이 영상으로 기록된 것은 의미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붉은어깨도요 / 조현표 통신원, 울산시 제공
붉은어깨도요 / 조현표 통신원, 울산시 제공

이외에도 노랑발도요, 중부리도요, 꼬까도요, 좀도요, 깝작도요 등 다양한 여름철새들이 머물다 떠나는 모습이 이어졌다. 서생 해안과 솔개공원, 간절곶 일대는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는 철새들이 에너지를 보충하는 중간 기착지로 기능하며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새들이 집단으로 모여드는 중요한 서식지로 드러났다.

넓적부리도요 / 이성남 자연환경해설사, 울산시 제공
넓적부리도요 / 이성남 자연환경해설사, 울산시 제공

울산시는 이번 관찰을 통해 국제적 보호종과 희귀 조류가 서생 해안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나그네새를 비롯한 여름·겨울 철새들이 안전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환경 관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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