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다서 사라진다니, 안 믿긴다…멸종위기에 놓인 뜻밖의 '생물' 정체

2025-10-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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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의 심각한 경고, 회복 불가능한 생태계?!

전 세계 바다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인간의 산업화로 촉발된 지구 온난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바다 생태계 핵심이자 해양 생물 다양성의 기반이라 불리는 산호초가 생존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다소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수천 종의 해양 생물이 의존하는 산호초가 사라진다면, 이는 단순한 한 종의 멸종이 아니라 바다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병들어가고 있는 산호초들. 자료사진. / XL 캐틀린 시뷰 리서치
병들어가고 있는 산호초들. 자료사진. / XL 캐틀린 시뷰 리서치

13일(현지 시각) AFP와 dpa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23개국의 과학자 160여 명이 공동 참여한 연구진은 최신 보고서를 통해 "지구 평균 기온이 이미 산호초가 생존 가능한 열적 한계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4℃ 상승한 현재 상황을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규정했다. 산호초가 견딜 수 있는 임계 온도는 1.2℃ 수준인데, 인류는 이미 그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 산호초의 80% 이상이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한 ‘백화 현상’을 겪었다. 백화 현상은 산호가 높은 수온 스트레스를 받아 체내 공생조류를 내보내면서 하얗게 변하는 현상이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히 색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산호의 생존 기능이 무너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시적인 백화는 회복될 수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산호는 성장이 정지되고 병에 취약해지며 결국 집단 폐사에 이른다.

산호초는 바다 생태계의 기초 구조물로 불린다. 전 세계 해양 생물 약 4분의 1이 산호초 주변에서 서식하거나 먹이를 구한다. 산호초가 사라지면 어류의 산란장과 먹이 사슬이 붕괴하고, 이는 곧 해양 생물 종 전체의 대량 감소로 이어진다.

문제는 산호초의 파괴 속도가 과거 예측치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지구 평균 기온이 1.5℃에 도달하면 산호초 대부분이 멸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이 시점은 2030년대 초반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기후 모델에 따르면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산호 복원이 불가능할 정도로 해양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다. 산호초의 붕괴는 바다 생물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호초는 태풍·해일 등 자연재해로부터 연안을 보호하고, 탄소를 흡수해 지구의 온도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바다 속  산호초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바다 속 산호초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엑서터대 팀 렌턴 교수는 "지구 평균 온도가 1.5℃를 넘어서면 추가적인 파괴적 임계점의 위험이 빠르게 다가온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기후 변화가 점진적이라 여겨졌지만, 임계점을 넘으면 비선형적 붕괴가 발생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보고서가 제시한 첫 번째 임계점은 바로 산호초의 붕괴다. 이후 순차적으로 북극 해빙 손실, 그린란드 빙상 붕괴, 대서양 해류 변화, 아마존 열대우림 붕괴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특히 세계 기후 생태계의 핵심 축 중 하나인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 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AMOC는 적도의 따뜻한 해수를 북대서양으로 운반하고, 북쪽의 찬 해수를 남쪽으로 내려보내며 지구의 열 균형을 유지하는 거대한 해류 시스템이다.

이 해류가 약화되면 북서부 유럽은 급격히 냉각돼 ‘소빙하기’ 수준의 한랭화를 겪을 수 있다. 동시에 남반구 일부 지역은 극단적인 폭염에 노출되며, 아프리카와 남미의 몬순 패턴도 불안정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과학자들은 기존 예측보다 수십 년 빠른 시점에 AMOC가 붕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연구진은 육상 생태계 또한 이미 임계점에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의 10% 이상을 담당하지만, 고온과 가뭄으로 인해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이 설정한 2℃ 상승 목표에 도달하기도 전에 아마존이 임계점을 넘어설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지구 생태계 전체의 연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산호초가 무너지고, 해류가 약화되며, 아마존이 사라지면 기후 시스템의 조절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과학자들은 기후 위기는 단순한 온도 상승이 아니라, 지구의 순환 시스템 자체가 붕괴하는 과정이라고 요약했다.

해수 온도는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온실가스의 90% 이상을 흡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표층 수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미세 플라스틱과 해양 오염물질까지 산호 생존을 위협하는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기온 상승을 1.2℃ 이하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최소 45%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각국의 산업 구조와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감축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유튜브, KBS 동물의 왕국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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