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라, 벌에 쏘였는데 3개월째 '이 증상'…무시하면 위험하다

2025-10-1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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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째 지속되는 벌독의 습격
면역체계가 기억하는 벌독 알레르기

배우 금보라가 벌에 쏘인 뒤 3개월이 지나도록 알레르기 증상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14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서는 일일드라마 '마리와 별난 아빠들' 주연 배우 금보라, 박은혜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은혜는 "(금보라 선배님이) 지금 벌에 쏘여서 부으신거다"라고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에 금보라는 "선택받아도 어떻게 벌한테 선택받았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실내에서. 부작용 때문에 알러지 생겨서 두드러기가 옮겨다닌다. 세달째 고생 중"이라고 털어놨다.

단순히 벌에 쏘인 부위의 부기나 가려움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몸 전반에 면역 반응이 지속되는 ‘지속형 벌독 알레르기’로 추정되는 사례다. 벌에 쏘인 뒤 대부분은 며칠 내에 증상이 사라지지만, 일부는 면역계의 과민 반응으로 인해 장기적인 염증이나 알레르기 증상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벌독 알레르기를 가볍게 여기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배우 금보라 / MBN '속풀이쇼 동치미'
배우 금보라 / MBN '속풀이쇼 동치미'

◆ 벌독 알레르기, 왜 오래 지속될까

벌에 쏘이면 몸속에는 벌독 성분인 ‘포스포리파아제 A2’, ‘히알루로니다아제’, ‘멜리틴’ 같은 효소와 단백질이 들어온다. 이 물질들은 세포막을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유도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면역체계가 이를 빠르게 처리해 며칠 안에 회복된다. 그러나 일부 사람은 벌독 단백질을 ‘위험 물질’로 인식한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벌독이 사라진 뒤에도 알레르기 반응이 반복된다.

이런 경우 벌에 쏘인 부위뿐 아니라 팔, 다리, 얼굴 등 다른 부위에서도 붓거나 가려운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가벼운 두드러기에서부터 호흡곤란, 어지럼증, 혈압 저하 같은 전신 아나필락시스 반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면역 반응이 길게 이어지는 이유는 벌독 단백질이 림프관을 통해 퍼지고, 면역세포가 이를 ‘기억’해 반복적으로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금보라가 수개월째 증상을 호소한 것도 이런 면역 과민 반응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 단순한 피부 트러블로 오해하기 쉬운 이유

벌에 쏘인 뒤 가려움이나 발진이 오래 지속되면 대부분은 단순 접촉성 피부염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벌독 알레르기는 그보다 훨씬 깊은 수준의 면역 반응이다. 벌독에는 강한 항원 단백질이 들어 있어, 면역계가 이를 ‘기억’하면 다음에 아주 미세한 양에 노출돼도 즉각적인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벌에 쏘인 지 수주가 지난 뒤에도 몸이 계속 가렵거나, 미열과 피로감이 지속될 수 있다. 일부는 벌에 쏘인 부위가 다 나은 뒤에도 얼굴이 붓거나, 관절통과 근육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단순 피부염이 아니라 전신 면역 이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 벌독 알레르기, 이렇게 대처해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벌침 제거다. 손이나 핀셋으로 짜내기보다, 카드처럼 단단한 물체로 긁어내는 것이 좋다. 그 후 얼음찜질로 열과 부기를 가라앉히고,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른다. 하지만 증상이 점점 심해지거나, 숨쉬기 힘들고 어지럽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문제는 급성 반응이 가라앉은 뒤에도 몸이 계속 예민하게 반응할 때다. 이때는 피부과나 알레르기내과를 찾아 혈액검사나 피부단자검사로 벌독 항체 존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벌독 특이 IgE 항체가 확인되면 ‘면역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는 벌독 성분을 아주 미세하게 주입해 면역 반응을 서서히 둔감하게 만드는 치료법이다. 일정 기간 꾸준히 치료받으면 재노출 시 알레르기 반응이 크게 줄어든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Cami Johnson-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Cami Johnson-shutterstock.com

◆ 생활 속 주의사항도 중요하다

벌독 알레르기가 확인된 사람은 야외활동 시 반드시 긴 소매 옷을 착용하고, 향이 강한 화장품이나 스프레이 사용을 피해야 한다. 향이 벌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 음식물 쓰레기통이나 과일 근처는 벌이 자주 몰리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벌에 쏘인 경험이 있고 알레르기 반응이 심했던 사람은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에피펜)’를 처방받아 휴대하는 것이 안전하다. 갑작스러운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주사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

◆ 벌독 알레르기,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

한 번 벌독 알레르기를 겪은 사람은 면역계가 ‘기억’을 남기기 때문에, 이후 다시 쏘였을 때 더 심한 반응을 보일 위험이 있다. 따라서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중요하다. 벌이 많은 여름철이나 가을철에는 야외활동을 최소화하고, 벌집이 있는 장소에서는 절대 손대지 말아야 한다. 농작업이나 등산을 자주 하는 사람은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벌독 알레르기는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에게 더 위험하다. 면역 조절 능력이 떨어져 증상이 장기화되거나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벌에 쏘인 뒤 며칠이 지나도 붓기가 가라앉지 않거나, 반복적인 가려움이 계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 벌에 쏘였을 뿐인데, 몸이 계속 기억하는 이유

벌독 알레르기는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우리 몸 면역계의 ‘기억 반응’이 만든 질환이다. 벌독 성분을 한 번 위험물질로 인식하면 면역세포가 이를 학습해, 이후 조금의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한다. 그 결과 벌에 다시 쏘이지 않아도 면역체계가 스스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증상이 이어질 수 있다.

배우 금보라처럼 벌에 쏘인 뒤 수개월이 지나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 사례는 드물지만, 결코 예외적인 일은 아니다. 장기간 이어지는 알레르기나 피로, 부기, 가려움은 단순한 후유증이 아니라 면역 이상 신호일 수 있다. 벌에 쏘였다면 그날의 통증보다, 며칠 뒤 몸의 변화를 더 세심히 살펴야 한다. 그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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