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범죄자들 몰리더니…캄보디아서 대박 난 'K사업'

2025-10-1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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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 거부감에 한식 도시락 불티”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던 한국 대학생이 피살된 국제 사기 범죄의 신흥 거점 캄보디아에서 뜻밖의 특수를 누리는 한인 교포들의 사업 아이템이 씁쓸한 단면을 보여준다.

14일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4월 2일 자 한국경제신문 기사가 재조명됐다.

당시 매체는 캄보디아 교민들을 인용해 현지에서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식당이 10여 곳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등을 저지르는 한국인 조직원들이 단체로 숙식하는 이른바 '범죄단지'에 대량의 한식 도시락을 납품하기 위해서다. 한국인 범죄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범죄의 그늘 속에서 아이러니한 활로를 찾은 셈이다.

14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캄보디아 범죄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국가정보원은 캄보디아 내 범죄단지에 소속된 한국인이 1000명 이상이라고 보고했다. 현지 한인들 사이에서는 소규모 사기 사무실 등에서 일하는 한국인을 포함하면 규모가 2000~3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이런 범죄 조직에서 일하는 한국인 사기범들은 외부 출입이 자유롭지 않아 외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식사는 내부에서 제공되는 급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대부분의 범죄단지는 중국인 조직이 운영하는 만큼 식단도 중국식이다. 하지만 중식의 경우 기름지고 낯선 재료가 많아 한국인에게 맞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한식 도시락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업계의 설명이다.

현지에서 한국식 도시락의 수요가 늘면서 유통 구조도 점차 체계화되고 있다. '도시락 브로커'까지 등장했다.

매체 인터뷰에 응한 40대 캄보디아 교민 A 씨는 지난 2월부터 프놈펜의 B 식당과 협업해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A 씨는 자신이 알고 있는 범죄자 네트워크를 통해 도시락 납품처를 확보하고, B 식당은 요리를 전담하는 방식이다. 도시락은 개당 7.5달러에 공급되는데 이 중 1.5달러는 A 씨 몫, 2달러는 식당 주인의 수익, 나머지 4달러는 재료비와 포장비 등 원가라고 한다.

도시락 업체들은 주로 수도 프놈펜이 아닌 항구 도시 시아누크빌에 집중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프놈펜은 경찰 단속이 비교적 강해 범죄 조직의 활동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시아누크빌은 카지노 산업이 활발하고 중국계 조직이 포진해 있어 범죄단지가 밀집된 탓이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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