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빚진 게 다 자영업자 잘못이냐, 빚 탕감 세게 하라”

2025-10-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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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초청한 민생·경제 토크콘서트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동대문구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디지털 토크 라이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동대문구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디지털 토크 라이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채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선 안 된다며, 빚 탕감 정책을 세게 추진하라고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서울 동대문구 KOCCA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디지털 토크 라이브' 행사에서 "우리는 한 번 빚지면 죽을 때까지 쫓아다녀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선진국들처럼 못 갚을 빚은 신속하게 탕감하고 정리해야 묵은 밭도 검불을 걷어내면 새싹이 돋는 것처럼 할 수 있다"며 "금융 문제에 있어선 지금보다 개혁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 탕감이 필요한 배경과 관련해서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다른 나라는 국가부채를 늘리며 극복했는데, 우리는 힘 없는 개인에게 전가했다"며 "빚진 게 다 자영업자 잘못이 아니다. 집합금지명령 등 온갖 규제로 영업이 안 되고 빚이 늘었는데, 이건 재정이 감당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 박탈감과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그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어 평생 고생시키면 좋아지느냐"며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성장률이 점점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여론 부담이 상당히 크다”고 토로했다. 자리에 배석한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향해서는 “제가 밀어드릴 테니까 (빚 탕감을) 세게 하세요”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이 신용등급에 따라 이자에 차등을 두는 것을 두고 "자본주의 논리이고 시장 원리로 불가피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로 하느냐는 것은 정책 판단의 문제"라며 "잔인하게 할 거냐, 느슨하게 할 거냐인데 지금 내가 보기엔 금융이 너무 잔인하다"고 지적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도 대부분은 잘 상환하는데도 금융기관이 지나치게 높은 이자를 책정하고,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필요가 덜한데도 낮은 이자로 빌려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자가) 일견 상환능력에 따라 효율적인 원리로 돼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양극화가 나타나고 중간에 두터운 분들이 생략된다"며 "이자율 15∼25% 사이는 대통령 말씀대로 비정한 정글 자본주의의 극단화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날 행사는 이 대통령과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국민 패널 110명이 '국민 사서함'에 접수된 민생·경제 분야 정책 제안을 중심으로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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