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피해 한국인들, 선량한 사람이라고만은 볼 순 없어”

2025-10-1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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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한인회 부회장 “사기 공모자로 보고 처벌해야”

캄보디아 / 픽사베이
캄보디아 / 픽사베이

캄보디아에서 피해를 당한 한국인들을 마냥 피해자로만 볼 수는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캄보디아에서 10년 넘게 선교활동을 이어온 옥해실(55) 캄보디아 한인회 부회장은 16일자 뉴스1 인터뷰에서 "초창기에는 속았다고 하지만 뉴스에서 난리를 쳤는데도 들어오지 않느냐. 왜 선량한 시민이 (범죄를) 당한 것처럼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별다른 자격이나 조건 없이 ‘고수익 보장’ 광고에 이끌려 현지로 온 이들을 단순한 피해자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옥 부회장은 한국인을 노린 취업 사기가 최소 3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가던 2022년 무렵 한국인 학생들이 줄줄이 캄보디아로 향한다는 소문이 돌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게 문제없이 지나가진 않을 것 같다'는 이런 이야기가 많았다"며 "이후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사람이 죽고 다치니 어느새 이 문제가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한인회는 이후 범죄단지에 갇힌 한국인들이 탈출해 귀국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범죄가 심각해지자 한인회는 ‘교민안전지원단’을 꾸려 피해자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 동행하며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일부 피해자는 귀국 항공권조차 살 돈이 없어 한인회가 직접 비용을 마련해 지원하기도 했다. 옥 부회장은 "젊은 친구를 구출한 뒤 부모님에게 연락하니 '내놓은 자식이니 알아서 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우리까지 포기할 수 없으니 한국에 돌아가 갚으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과 한국 정부, 외국 정부들의 압박이 거세지자 범죄조직들이 국경지대로 근거지를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곳이 캄보디아와 베트남 국경 지역인 바벳이다.

옥 부회장은 "포이펫(캄보디아 서부)은 이미 마약도시로 전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바벳에는 새로운 단체가 상가 형태로 200곳 이상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외교부는 16일 0시부터 포이펫과 바벳 등 일부 지역의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4단계(여행금지)로 격상했다. 범죄단지가 밀집한 것으로 알려진 시하누크빌주는 한 단계 낮은 3단계(출국권고)로 상향됐다.

옥 부회장은 이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해외 취업을 빙자한 불법 광고 단속과 함께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한 한국인들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서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 광고하는지 다 알 수 있다고 본다"며 "전부 찾아내 확실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서 한 번 걸리면 '자비가 없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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