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너무 많이 내리나 싶더니... '한국인 대표 과일'에 초비상 걸렸다

2025-10-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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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제대로 들지 않고 이 현상까지

사과 수확 모습 / 뉴스1 자료사진
사과 수확 모습 / 뉴스1 자료사진

수확철을 맞은 사과밭에 비상이 걸렸다. 올가을 유난히 잦은 비 탓에 사과 껍질이 터지는 '열과'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영덕과 충주, 청송 등 주요 사과 산지에서 농민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과 열과 / 경남 밀양시
사과 열과 / 경남 밀양시

영덕군에 따르면 최근 이어진 가을장마로 인해 지역 내 사과 낙과와 열과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비가 길게 이어지면서 사과나무에 과습 피해가 발생했고, 일조량 부족과 수분 불균형이 겹치며 열매가 갈라지거나 떨어지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수확을 앞둔 시기에 피해가 집중되면서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과 농가들은 비가 멈추지 않아 사과 껍질이 터지고 낙과가 많아졌으며, 올해는 상품성이 떨어져 판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피해 실태를 조사 중이며, 농가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북 충주와 제천의 상황도 심각하다. 충주시 안림동의 사과밭에서는 열과 현상이 많고 사과 색이 제대로 들지 않아 농가들이 걱정하고 있다. 농가들은 매일 아침 과수원으로 달려가 껍질이 터진 열매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나무 한 그루당 2~3개씩 상품성이 떨어지는 열과 현상의 사과가 발견되고 있다.

사과 수확 모습. / 뉴스1 자료사진
사과 수확 모습. / 뉴스1 자료사진

일반적으로 비가 많이 내리면 과수가 과도하게 수분을 흡수해 껍질이 터지기 쉽다. 여기에 일조량까지 부족하면 과일 색이 제대로 들지 않고 당도도 떨어져 상품 가치가 크게 낮아진다. 충주 지역 농가들은 작년엔 더위로 힘들었는데,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문제라며 이렇게 비가 계속 오면 속수무책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제천의 사과농장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만생종 부사의 경우 수확 후 냉동 저장했다가 내년 설 대목에 출하하는데, 추워지기 전에 색이 덜 들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청송군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청송사과 주력 품종인 시나노골드의 열과 피해율이 약 10% 내외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송군은 청송사과 주력 품종인 시나노골드의 열과 피해를 입은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가공용 사과 수매 지원사업에 군비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은 피해 농가의 경영 부담을 덜기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저품위 사과 수매 지원사업(박스당 1만2000원)에 군비 5000원을 추가 지원해 20kg 상자 기준 1만7000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추가 군비(5000원)는 추경예산에 반영해 12월 중 개별 농가에 별도 지급될 예정이다.

지난달 15일부터 한 달간 충북지역의 비가 온 날은 18일이고, 누적 강수량은 277.6㎜다. 이는 평년(1991~2020년) 같은 기간 평균 강수량(98.7㎜)의 약 3배에 이른다. 1973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1999년(314.2㎜), 1985년(289.7㎜)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누적 강수량이다.

기상지청은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반복적으로 충돌하고 수증기 유입이 지속되면서 비구름대가 자주 통과한 것이 가을장마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오는 18일까지 비가 내린 뒤 20일부터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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