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들도 잡으면 버리는 물고기인데... 전문가 "이런 맛은 처음" 대반전

2025-10-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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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림 먹으면서 회맛이 장난 아니겠다는 생각이 든 건 처음"

쏠배감펭 / 픽사베이
쏠배감펭 / 픽사베이

사자 갈기를 닮은 화려한 지느러미를 펼치고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 그 아름다움에 홀려 손을 뻗는 순간 치명적인 독가시에 쏘일 수 있다. 바로 쏠배감펭 이야기다. 손질 한 번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생선, 하지만 천국의 맛을 지닌 생선 쏠배감펭에 대해 알아봤다.

유명 일식 셰프 김민성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일타쿠마'에서 쏠배감펭을 소개한 바 있다. 김민성은 "흑갈색 줄무늬와 반점, 부채처럼 펼쳐지는 긴 지느러미가 예술 같다"며 "아름다운 만큼 무서운 반전이 있는데 바로 치명적인 독가시"라고 소개했다.

쏠배감펭은 지느러미에 독가시를 갖고 있어 손질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민성은 "찔리면 골로 간다"며 "그만큼 독이 많다"고 설명했다.

쏠배감펭 / 픽사베이
쏠배감펭 / 픽사베이

실제로 쏠배감펭 독은 사람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는 유아나 노인, 쏠배감펭 독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알레르기 증상은 호흡곤란, 경련, 어지럼증, 두통, 가슴 통증, 설사, 구토, 발열, 발한, 발진 등 다양하다. 심하면 온몸이 마비되고 심장이 멈춰 숨질 수 있다.

제주 연안에서도 종종 잡히지만 손질이 어렵고 어떻게 먹을지 몰라 대부분 버려진다는 것이 김민성의 설명이다. 그는 "요즘 제주 연안에서도 많이 잡히고 낚시꾼들한테도 잡히지만 손질이 힘들고 어떻게 먹을지도 몰라서 다 버린다"며 "실질적으로 소비자한테 가는 게 없다"고 말했다.

쏠배감펭의 일반적인 크기는 38~40cm 정도지만 큰 것은 47~50c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민성은 "기록상으로는 그렇게 나와 있지만 실질적으로 다뤄보면 그거보다 훨씬 더 큰 게 있다"며 "일본 낚시에서는 5~6kg짜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쏠배감펭의 독특한 습성도 소개됐다. 김민성은 "지느러미로 먹이를 구석으로 몰아서 먹는다"며 "큰 바다에서 지느러미를 펼쳐서 몰아먹는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민성은 쏠배감펭을 중국식 찜으로 조리했다. 회로도 먹어봤다는 그는 "회로 먹었을 때 되게 맛있었다"며 "락피시여서 찜이고 조림이고 다 맛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식 조리법의 특징은 식초가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김민성은 흑초와 중국식 까만 식초를 사용해 양념을 만들었다.

시식 결과 쏠배감펭의 식감과 맛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특히 식감을 극찬했다. 김민성은 "먹어본 적이 없는 식감"이라며 "식감이 살아있으면서도 되게 부드럽고 탄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바스러질 줄 알았는데 육질이 되게 쫀득쫀득하고 단단하다"고 설명했다. 볼락, 쏨뱅이, 감펭이처럼 수심 깊은 곳에 사는 생선들의 특징인 조밀하고 찰진 식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맛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흰살생선 맛인데 그거보다도 감칠맛은 더 있는 것 같다"며 "이 정도 크기 생선치고는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도 사이즈에서 맛있는 생선에 꽁치와 조기가 있는데, 나는 그중에서 이게 제일 맛있다"고 평가했다.

김민성은 "회맛이 되게 기대된다"며 "조림을 먹으면서 회맛이 장난 아니겠다는 생각이 든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낚시꾼을 통해 신선한 쏠배감펭을 확보해 회로 먹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 있는 생선은 다 맛있다는 게 결론"이라며 "찜으로 이렇게 맛있는데 회는 얼마나 더 맛있을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쏠배감펭은 거의 유통되지 않는 생선이다. 김민성은 "유통이 안 될 정도로 아주 드물게 올라온다"며 "경매장에 한두 마리씩 보이는 데다가 잘 잡히지도 않아서 유통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쏠배감펭 / '일타쿠마'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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