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느낌 들 땐, 곧바로 '욕실'로 들어가세요

2025-10-16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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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붕 뜨는’ 이상한 느낌, 그 정체는 무엇일까

갑작스럽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때, 머리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듯한 느낌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마치 머릿속이 뿌옇게 변하고, 몸이 공중에 뜬 것처럼 어지럽거나 현실감이 떨어지는 듯한 감각. 많은 이들이 이를 단순한 ‘피로’나 ‘순간적인 긴장’으로 넘기지만, 사실은 신체가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반응하는 일종의 자율신경 불균형 신호일 수 있다.

◆ 스트레스가 신체에 남기는 즉각적인 반응

사람이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는 ‘위험 상황’으로 인식해 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 이때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급격히 분비되며 심박수가 빨라지고, 혈압이 오르며, 뇌로 가는 혈류량에도 변화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머리 쪽 혈관이 확장되거나 수축하면서 압박감, 울렁임, 혹은 ‘머리가 띵한’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 전조 증상일 때도 머리가 둔하거나 무거운 느낌이 들 수 있다. 뇌는 통증뿐 아니라 감정에도 민감한 기관이기 때문에 심리적 긴장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실제 신체 감각의 왜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현실감이 멀어지는 이유, ‘이인화 증상’ 가능성

극심한 불안이나 공포, 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후 나타나는 ‘붕 뜨는 느낌’은 이인화 증상의 일종일 수도 있다. 이는 스트레스가 너무 강할 때 뇌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감정적 연결을 끊는 반응이다.

자신의 몸이 낯설게 느껴지거나, 마치 제3자가 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 세상이 멀게 느껴지는 현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일시적일 때도 있지만, 불안장애나 공황장애의 초기 신호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졌을 때 생기는 증상

머리가 붕 뜨거나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은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돼 신체의 긴장과 이완을 조절한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장기화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혈압이 불안정해지고,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그 결과 머리가 멍하거나 눈이 침침해지는 등 ‘혈류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목 근육이 긴장하면서 경추 주변의 혈관과 신경을 압박해 뇌로 가는 혈류가 방해받는 경추성 어지럼증이 동반될 수도 있다. 이때는 뒷머리가 묵직하고, 어깨나 목이 뻣뻣하며, 시야가 흐릿하게 느껴진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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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이 보내는 경고, “지금 쉬어야 한다”는 신호

이런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닌 신체적 과부하의 결과로 봐야 한다. 뇌는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를 넘어서면 ‘방어 모드’로 들어간다. 즉, 신경 회로를 잠시 차단해 자극을 줄이는 것이다. 이때의 ‘붕 뜨는 느낌’은 신체가 보내는 경고음, 즉 “지금 멈추고 쉬어야 한다”는 신호로 이해해야 한다.

◆ 증상이 나타날 때의 응급 대처법

1. 즉시 자세를 안정시키기

어지럼이나 붕 뜨는 느낌이 들면 앉거나 누워서 몸을 안정시켜야 한다. 가능한 한 눈을 감고 깊게 호흡하며, 뇌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깊고 느린 호흡

복식호흡을 통해 교감신경의 과활성을 줄이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 코로 4초 동안 천천히 들이마시고, 입으로 6초 동안 내쉬는 호흡을 5분 이상 지속해보자.

3. 찬물로 얼굴을 적시기

갑작스러운 자율신경 반응으로 혈압이 상승했을 때는 찬물 세안이 도움이 된다. 차가운 자극이 미주신경을 자극해 심박수를 낮추고 뇌의 긴장을 완화한다.

4. 목과 어깨 스트레칭

목덜미와 어깨 근육을 가볍게 풀어주면 혈류가 개선돼 두통이나 띵한 느낌이 완화된다.

◆ 장기적으로는 스트레스 관리가 핵심

일시적인 대처로는 증상을 줄일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다. 규칙적인 수면, 균형 잡힌 식사, 꾸준한 운동은 자율신경의 균형을 되찾는 기본이다.

특히 요가나 명상, 심호흡 운동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카페인이나 니코틴, 알코올은 신경계를 자극하므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만약 이런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어지럼, 심계항진, 호흡곤란이 동반된다면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공황장애나 불안장애, 혹은 혈압 조절 이상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 것

현대인은 스트레스를 ‘참는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신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머리가 붕 뜨고, 눈이 침침하고, 어지럽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너무 버티고 있다”는 경고일 수 있다.

그럴 땐 억지로 일을 밀어붙이기보다 잠시 멈추는 용기가 필요하다. 마음과 몸은 하나다. 머리가 보내는 ‘이상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 진짜 건강의 시작이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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