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육 진하고 희소성 높은데…올해 생산량 16톤 늘린 10월 제철 '고급 과일'
2025-10-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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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찾아오는 달콤한 과일의 비밀
특별한 복숭아가 지금 우리를 찾아온다.

10월 중순부터 11월 초 사이에만 수확되는 이 품종은 가장 늦게 익는 극만생종 복숭아로, '설리(雪里) 복숭아'라 불린다.
이 과일은 '겨울 복숭아'로도 불리며 아삭한 식감과 진한 과육이 특징이다. 일반 복숭아의 당도는 평균 10브릭스 수준이지만, 설리 복숭아는 평균 15브릭스에 최고 23브릭스까지 올라간다. 수확 시기가 늦어 희소성이 높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는 고가에 판매된다.
지난 15일 농민신문은 해당 복숭아의 생산과 유통을 전국 최초로 조직화하고 브랜드로 키운 곳은 전북 순창의 구림농협(조합장 김순용)이라 밝혔다. 순창군은 2017년부터 중국산 극만생종 복숭아 묘목을 농가에 보급하며 새로운 소득 작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재배 기간이 일반 복숭아보다 3달가량 길고 관리가 까다로워 참여 농가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시장 경쟁력이 높아지자, 재배 농가는 빠르게 증가해 현재 구림면을 중심으로 약 145농가에 이른다.

구림농협은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되는 초기 단계의 '설리' 복숭아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나섰다.
김순용 조합장은 농민신문에 "신규 작물은 초기 물량 부족으로 고가에 팔리지만, 물량이 늘면 판매에 어려움을 겪기 쉽다"며,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구림농협은 2023년 공동선별출하회를 결성하고, 전문 컨설팅을 거쳐 '설리' 복숭아를 '눈꽃 복숭아'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브랜딩했다. 공선회는 13농가로 시작해 2년 만에 79농가로 급증했는데, 이는 순창군 전체 재배 농가의 절반이 넘는 숫자이다.
한지은 구림농협 상무는 “아직 묘목을 심은 지 몇년 안된 농가들이 많아 지난해엔 18농가가 14t을 출하했지만 올해는 41농가가 16t 늘린 30t가량을 출하할 예정”이라면서 “2∼3년이 지나면 최대 60t까지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물량 증가에 발맞춰 구림농협은 지난해 복숭아 전용 선별장을 완비하고, 공판장은 물론 하나로마트, 롯데마트 등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했다. 올해는 전북농협본부의 지원을 받아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예약 판매를 개시하는 등 판로를 다각화하고 있다.
구림농협은 안정적인 판매와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수확 후 관리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에 의뢰해 현장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눈꽃 복숭아'는 수확과 출하가 약 3주라는 짧은 기간에 집중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홍수 출하'의 우려가 크다. 저장 기간을 2~3주가량 늘리게 되면 출하 물량을 분산시킬 수 있어 농가 소득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 조합장은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 소비자들이 '겨울 복숭아' 하면 자연스럽게 순창의 '눈꽃 복숭아'를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