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스캠 공장’에 팔린 미모의 20대 서양 모델, 목표 못 채우자 장기 빼앗겼다
2025-10-1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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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수익 목표 달성하지 못하자...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 대학생이 현지 범죄 조직의 희생양이 된 데 이어 태국에서도 외국인 여성이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돼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델 계약 제안’을 받고 태국으로 향한 벨라루스 출신의 여성 모델이 결국 미얀마까지 끌려가 장기 적출 후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동남아 전역에서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가 결합된 신종 범죄 형태가 확산되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더 선(The Sun), 데일리메일(Daily Mail) 등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베라 크라브초바(26·Vera Kravtsova, 이하 A씨)는 최근 ‘국제 모델 계약’을 맺기 위해 태국 방콕에 도착했다. 그러나 입국 직후 현지 범죄 집단에게 납치돼 미얀마 국경 지대로 넘겨졌다.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가 압수된 채 폭행과 협박을 당하며 사이버 사기 조직에서 강제 노동을 해야 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가 끌려간 시설은 일명 ‘캠프’로 불리는 곳으로, 미얀마 북부의 무법지대에서 중국계 범죄 조직과 현지 군부가 결탁해 운영하는 대규모 불법 사이버 범죄 기지다. 이곳에는 각국에서 납치되거나 속아 넘어온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철조망 안에 감금돼 하루 16시간 이상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목표 수익을 채우지 못하면 폭행, 고문, 심지어 장기 적출 협박까지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사기에 동원됐다. 부유한 남성을 상대로 호감을 가장해 신뢰를 얻은 뒤 금전을 갈취하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정해진 수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외부와의 모든 연락이 차단됐다. 며칠 뒤 조직원 중 한 명이 A씨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는 이미 죽었다. 시신을 돌려받으려면 50만 달러(약 7억 1100만 원)를 보내라”고 협박했다.
가족이 이를 거부하자 조직은 다시 연락해 “시신은 이미 소각됐다. 더는 찾지 마라”고 통보했다.
러시아 매체 SHOT은 이와 관련해 “A씨는 장기 밀매 조직에 넘겨져 장기가 적출된 뒤 시신이 불태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씨는 벨라루스 민스크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해 프리랜서 모델로 활동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지에서 해외 포트폴리오를 쌓으며 국제 모델로의 성장을 꿈꿨다. 그러나 태국으로 간 그가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범죄조직의 소굴이었다.
태국 현지 경찰은 “A씨는 애초에 모델 에이전시가 아닌 범죄조직의 허위 채용 제안서를 받은 것”이라며 “그는 태국 도착 후 미얀마 북부로 곧바로 넘겨져 팔렸고, 그곳에서 여성들이 외모를 이용해 남성들을 유인하고 금품을 뜯어내는 교육을 받도록 강요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탈출을 시도하거나 목표 수익을 채우지 못할 경우 장기 적출의 대상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