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도 보기 힘든 동물인데... 80마리 넘게 대가족 이룬 천연기념물
2025-10-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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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한 쌍에 새끼 네 마리였는데... 10년 만의 기적
시화호에 80마리가 넘는 수달 대가족이 서식하고 있다고 KBS가 18일 보도했다.
수달 가족은 10년 전 경기 시화호 인공습지에서 수달 가족이 처음 목격됐다. 발견 당시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씨는 "살얼음에 떡하니 올라오는 거를 봤다. 얼굴을 보니 수달이더라. 한 쌍인 것 같고 새끼는 네 마리였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그 수달 가족이 80여마리의 대가족으로 번식했다.
수달들이 이렇게 번식할 수 있었던 건 지역 주민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주민들은 수달이 살아가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수달 전용 수영장을 조성하고, 웅덩이를 파 주고, 흙을 정리해줬다. 최 씨는 "웅덩이를 만들어 어린 새끼들을 데려와 먹이를 잡는 행동을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흙을 부슬부슬하게 만들어주고 풀도 잘라줬다"고 했다.
철새를 관찰하는 탐조대는 밤이 되면 수달 가족이 모이는 쉼터가 됐다. 최 씨는 "수달은 호기심이 굉장히 많아서 구멍이 뚫려 있으면 주변을 살피고 들어온다"고 했다.
올 초에는 시화호 습지에 물길을 내고 섬을 만들었다. 박태순 안산시의회 의장은 "토사가 많이 밀려와 육지화하고 있었다. 그대로 두면 수달 생태계가 파괴될 것 같아서 섬을 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화호 일대에 서식하는 수달은 80여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최 씨는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 지정했다면 실제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화호는 경기 안산시, 화성시, 오산시에 걸쳐 있는 호수다. 1994년에 완공된 시화방조제로 형성됐다. 총 면적은 약 68㎢다. 처음에는 산업 폐기물과 생활 오수로 심하게 오염돼 '죽음의 호수'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수십 년에 걸친 수질 개선 사업을 통해 생태계가 복원됐다. 현재는 겨울철 철새의 주요 도래지이자 다양한 담수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달은 포유류 식육목 족제비과에 속하는 반수생 동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돼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다. 몸길이는 55~65cm 정도이고, 꼬리를 포함한 전체 길이는 90~105cm에 이른다. 물속에서 민첩하게 헤엄치며 물고기, 게, 새우 등을 먹이로 한다.
수달은 높은 지능을 가진 동물이다. 돌로 조개를 깨 먹는 도구 사용 능력도 있다. 예전에는 부드러운 털 때문에 남획의 대상이 됐다. 서식지 파괴로 인해 개체 수더 크게 줄었다. 한국에선 1970년대 이후 거의 사라졌다가 최근 일부 지역에서 다시 나타나고 있다.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이다. 호기심이 많고 놀이를 즐기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