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서 먹은 16만원짜리 모둠 생선회... 이 가격이 정말 맞는 건가요?"

2025-10-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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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이런 생선횟집은 조심하세요"

한 네티즌이 속초 대포항의 한 횟집에서 먹은 16만원짜리 모둠회. 냉동 복어를 끼워 판 것으로 보인다.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한 네티즌이 속초 대포항의 한 횟집에서 먹은 16만원짜리 모둠회. 냉동 복어를 끼워 판 것으로 보인다.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직접 언급할 정도로 심각한 횟집 바가지 논란이 결국 행정처분으로 이어졌다.

해삼 한 접시에 7만원을 받고도 5000원을 깎아주며 무마하려 했던 업주의 행태가 공론화되면서다.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가 17일 '바가지가 들통난 횟집 업주, 5000원으로 무마시키려다 결국...'이란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최근 논란이 된 횟집들의 부당 가격 사례들이 담겼다.

지난 8월 29일 김지민에게 제보된 부산의 한 횟집 사례가 대표적이다. 제보자는 인당 4만3000원짜리 회백반을 먹고 메뉴판에 시가로 표시된 해삼을 추가로 주문했다. 평소 회를 자주 먹어 해삼 가격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해삼은 시원하지 않고 미지근했으며 결국 반 이상을 남겨 포장을 요청했다.

문제는 계산 과정에서 드러났다. 영수증에 '회' 7만원이 추가로 찍혀 있었던 것. 사장은 "그게 해삼"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양은 손바닥만 한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갈 정도였다. 눈으로 봐도 두세 마리 분량이 전부였다. 메뉴판에는 정확한 가격 안내도 없었고, 영수증에는 해삼이 아닌 '회'로 표기돼 있었다.

부산 자갈치시장의 한 횟집에 방문한 제보자가 주문한 해삼. 몇 점 먹고 포장해 온 것이다.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부산 자갈치시장의 한 횟집에 방문한 제보자가 주문한 해삼. 몇 점 먹고 포장해 온 것이다.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제보자가 항의하자 업주는 5000원을 깎아줬다. 제보자는 "5000원을 돌려받고자 문제를 제기한 게 아니다"며 "이건 단순히 금전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양심, 그리고 소비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에 관한 문제"라고 밝혔다.

김지민은 "돈 몇 천원으로 마무리 지으려는 태도는 소비자를 가볍게 보는 전형적인 바가지 영업"이라며 "이런 식의 영업 행위가 계속된다면 부산을 찾는 관광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모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보자가 겪은 일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며 수백개의 댓글이 쏟아졌다. 급기야 지난달 3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바가지 씌우는 거 어떻게 좀 단속할 방법이 없느냐"고 언급하면서 행정처분으로까지 이어졌다.

김지민은 시가 표기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손님이 물어보지 않고 주문한 경우 종업원이 오늘 시세가 얼마인데 괜찮은지 물어보는 게 기본"이라며 "해외에 가도 마켓 프라이스라고 적어 놓으면 직원이 와서 ‘오늘 시세가 이 정도 되는데 괜찮겠나’고 물어본다"고 설명했다.

해삼 가격에 대해서는 "비싸다는 울릉도산 또는 제주산 홍해삼의 경우 퀄리티가 좋으면 한 마리에 3만원에 팔기도 하니까 횟집에서 7만원에 판매할 수는 있겠지만, 딱 봐도 평범해 보이는 해삼 세 마리를 7만원에 파는 건 문제다. 양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따뜻하게 나온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상에는 다금바리와 능성어를 혼용 표기한 횟집 메뉴판 사례도 소개됐다. 한 시청자가 보낸 메뉴판에는 '다금바리(능성어) 1kg당 10만원'으로 표기돼 있었다. 김지민은 "능성어와 다금바리는 비슷한 과지만 전혀 다른 어종이고 가격도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며 "능성어를 팔면서 다금바리라고 해 두 배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다금바리와 능성어를 혼용 표기한 횟집 메뉴판.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다금바리와 능성어를 혼용 표기한 횟집 메뉴판.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속초 대포항의 한 횟집에서 16만원짜리 모둠회를 먹었다는 제보도 있었다. 제보자는 고급회로 참돔, 농어, 복어회가 나온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복어회가 두툼하게 썰려 나와 의문을 제기했다. 김지민은 사진을 분석한 결과 "복어일 확률은 모양을 봤을 때 높아 보인다. 다만 복어회 원산지 표기가 안 돼 있다는 것은 국내산이 아니라는 걸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복어는 특유의 쫀득쫀득한 식감이 있어 굉장히 질기다. 중국산 냉동 복어를 해동하다 보니 질기지 않아서 얇게 썰지 못하고 두껍게 썬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이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에 17일 '바가지가 들통난 횟집 업주, 5000원으로 무마시키려다 결국...'이란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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