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좋아졌는데, 늙었다" 기안84가 몸소 겪은 '마라톤 부작용'

2025-10-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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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의 양면성, 건강과 위험 사이
마라톤, 건강 지키기 vs 몸 혹사하기

웹툰 작가가 기안84가 마라톤으로 인한 부작용을 털어놨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기안84가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그는 “방송 일도 하고 달리기도 하면서 그림을 그리니까 집중력이 떨어져 작업이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9월 한 달 동안 240km를 달렸다”며 “달리기가 건강해지는 대신 많이 늙고 노화되는 느낌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나는 잘 못 뛰니까 잘 뛰고 싶어서 많이 뛰고, 잘 뛰는 사람은 더 잘 뛰고 싶어서 많이 뛰다 보니 결국 우리 모두 션이 되어간다”고 말했다.

◆ 마라톤,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달리기는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그러나 마라톤처럼 장시간, 장거리 달리기를 과하게 즐기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운동이 지나치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안84 인스타그램
기안84 인스타그램

◆ 심장에 과부하가 걸린다

마라톤은 심장을 강하게 단련시키지만, 동시에 큰 부담을 주는 운동이다. 장시간 달리는 동안 심장은 빠르게 뛰며 많은 혈액을 순환시켜야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심장 근육이 과도하게 두꺼워지거나, 부정맥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특히 평소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장거리 달리기를 무리하게 시도할 경우 급성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 심장학회는 “일주일에 5회, 50분 이하의 달리기가 심장 건강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권고한다. 그 이상을 꾸준히 뛰면 혈관 내벽에 미세 손상이 누적되고, 염증 반응이 반복되어 오히려 혈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 근육과 관절의 손상

마라톤은 무릎, 발목, 허리 등에 지속적인 충격을 준다. 달릴 때 체중의 3배 이상이 하체 관절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초보자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특히 무릎 연골이 닳거나, 발바닥 근막염이 생기기 쉽다. 장시간 달리기로 근육이 피로해진 상태에서 계속 뛰면 미세한 근육 손상이 누적되고, 결국 피로골절이나 인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달리기 전후로 충분한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이런 부상이 더 잦아진다. 특히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면 무릎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

마라톤은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이다. 수분이 빠르게 손실되면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져 근육경련, 어지럼증, 피로감이 심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해 두통, 구토, 혼수상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마라톤 도중 응급실로 실려가는 사례의 상당수가 수분 관리 실패 때문이다.

대회나 장시간 러닝 시에는 단순히 물만 마시는 것보다 전해질 음료를 함께 섭취해야 한다. 달리기 전에도 충분한 수분을 미리 보충하고, 운동 후에는 소금이 약간 포함된 식사로 체내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좋다.

기안84 인스타그램
기안84 인스타그램

◆ 면역력 저하와 염증 반응

적당한 달리기는 면역력을 높이지만, 마라톤처럼 극단적인 강도와 시간을 요구하는 운동은 반대로 면역 체계를 약화시킨다. 격한 운동이 끝난 직후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증가하고, 백혈구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져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진다. 마라톤 완주 후 며칠 동안 감기나 구내염이 생기기 쉬운 이유다.

또한 장시간 달리기로 인한 근육의 미세 손상은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몸이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않으면 피로감이 지속되고, 근육통이 오래간다. 운동 후 2~3일은 휴식을 취하고, 단백질과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한 식단으로 회복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 정신적 의존과 ‘운동 중독’ 위험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들 중 일부는 달리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운동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매일 같은 거리나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로한 몸 상태에서도 무리하게 운동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런 상태는 오히려 수면장애, 불안,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운동의 목표를 ‘체력 유지’로 두고, 기록 단축이나 완주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운동의 본래 목적은 건강을 지키는 것이지, 몸을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다.

◆ 안전하게 달리기 위한 방법

건강하게 마라톤을 즐기려면 기본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운동 강도는 ‘약간 숨이 차지만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조절해야 한다. 둘째, 달리기 전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셋째, 주 1~2회는 하체 근력 운동을 병행해 관절을 보호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흉통이나 호흡곤란,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달리기를 중단하고 휴식해야 한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심혈관 기능을 확인하고, 무릎 통증이나 피로골절 전조 증상이 느껴진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마라톤은 인내와 성취를 상징하는 운동이지만, 그 끝에는 건강이 있어야 진정한 완주가 된다. 지나친 열정보다 현명한 조절이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힘이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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