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8서 뒤집었다…안세영, 한국 배드민턴계 ‘환호할 소식’ 전했다
2025-10-2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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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쓰다
승부의 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다
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삼성생명)이 또 한 번의 기적 같은 승부로 한국 배드민턴계를 들썩이게 했다. 덴마크오픈 결승전에서 10-18까지 밀리던 경기를 극적으로 뒤집으며 올해 여덟 번째 국제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9일(한국시간)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덴마크오픈 결승에서 세계 2위 왕즈위(중국)를 2-0(21-5, 24-22)으로 완파했다. 경기 초반부터 압도적이었다. 1게임에서 상대에게 단 5점만을 내주며 15분 만에 21-5로 첫 세트를 따냈다.
그러나 2게임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왕즈위가 잇달아 공격 성공률을 높이며 점수 차를 벌리자, 안세영은 10-18까지 끌려갔다. 흐름이 완전히 넘어간 듯 보였던 순간, 안세영은 놀라운 집중력으로 반전을 써 내려갔다.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며 8점을 연속으로 따냈고, 18-18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두 선수의 랠리는 듀스까지 이어졌고, 22-22 동점에서 안세영이 침착하게 두 포인트를 연속 득점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올 시즌 12차례 국제대회 중 8번 정상에 올랐다. 세계 최상위 투어인 슈퍼 1000 시리즈 3개 대회(말레이시아오픈·전영오픈·인도네시아오픈)와 슈퍼 750 시리즈 4개 대회(인도오픈·일본오픈·중국오픈·덴마크오픈), 그리고 슈퍼 300 오를레앙 마스터스까지 석권했다. 압도적인 성적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지난달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에게 패해 잠시 주춤했던 안세영은 덴마크 무대에서 완벽히 부활했다. 4강에서 야마구치를 2-1로 제압하며 설욕에 성공했고, 결승에서는 최대 라이벌 왕즈위까지 꺾으며 세계 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로써 두 선수의 통산 전적은 안세영이 14승 4패로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번 우승 상금은 6만 6500달러(약 9475만 원). 하지만 금액 이상의 의미가 있다. 올 시즌 내내 부상과 체력 문제 속에서도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지켜온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번 ‘챔피언 DNA’를 증명했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 그리고 꾸준함이 세계 정상급 선수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안세영은 곧바로 프랑스로 이동해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2025 BWF 월드투어 슈퍼 750 프랑스오픈에 출전, 올해 아홉 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그녀가 다시 한번 시상대 맨 위에 설 수 있을지 전 세계 배드민턴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덴마크오픈 여자 복식 결승에서는 한국 선수끼리 맞붙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백하나(MG새마을금고)-이소희(인천국제공항) 조가 김혜정(삼성생명)-공희용(전북은행) 조를 2-1(15-21, 21-14, 21-15)로 꺾고 올해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백하나-이소희는 그동안 김혜정-공희용에게 4연패를 당했지만, 이번 승리로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징크스를 깨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덴마크에서 전해진 이 반가운 소식에 한국 배드민턴계는 다시 한번 환호했다. 10-18의 절망을 뒤집은 한 경기, 그 중심엔 여전히 ‘세계 최강’ 안세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