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캄보디아서 구출한 문신 청년, 그래도 우리 국민“
2025-10-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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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스캠 피해자 겸 가해자”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이 캄보디아로 들어가 구출한 3명의 청년은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가담자인 건 맞지만 우리 국민이기에 버려둘 수 없었다고 했다. 엄연한 범죄자인데 마치 선량한 피해자를 구출한 것으로 포장한 '정치적 홍보 쇼'라는 일부 비판에 대한 해명이다.
김 의원은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캄보디아 고위층에 부탁한 끝에 17일 구출한 3명의 청년에 대해 "18일 오후 면담했는데 이들 모두 로맨스 스캠 초기 단계 일을 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그 청년들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일 것이다"며 "강압에 의한 면도 있고 사기를 쳤으니까 우리 국민 중 피해를 본 분들도 있을 것이다"고 짐작했다.
공개된 당시 현장 사진을 보면 김 의원이 캄보디아에서 구출했다는 한국 청년 정 모 씨의 양팔에는 문신이 가득히 새겨져 있다.


'피해자가 아니라 범죄 용의자를 구출했다'는 비판에 대해 김 의원은 "정 모 군은 제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을 주민의 아들로 부모가 시의원을 통해서 '제발 우리 아들 구출해달라'고 해 나선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역할은 국민 생명부터 지켜내야 하기에 일단 구출, 한국으로 송환해 수사를 통해 법적 처벌을 하고 처벌이 끝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악의 소굴에 그대로 있으면 생명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구출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 단장으로 캄보디아를 다녀온 김 의원은 "캄보디아 경찰에 잡힌 분 중 한국으로 오기를 거부하는 분도 꽤 있고, 부모하고도 통화를 원치 않는 분들도 있다"면서 "다행히 제가 구출한 3명 모두 한국행을 원했고, 간 지 두 달 정도밖에 안 된 초범들이었다"고 했다.
구출한 3명은 현지 경찰 조사를 마치는 대로 귀국할 것이라고 한 김 의원은 "후견인이 필요한 것 같아 교포 사업가에게 후견인을 부탁했다"며 "18일 그분이 면회를 가 음료수, 과자, 치킨도 넣어줬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 청년 구출' 소식이 김 의원 입을 통해 전해지자, 현지 교민으로 알려진 A 씨는 "마치 영화 장면처럼 묘사하고 자화자찬하고 있다”는 비판 글을 SNS에 올려 논란에 불을 지폈다.
캄보디아에서 사업 중이라는 A씨는 "이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캄보디아 경찰에 의해 체포된 용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라며 “문신이 선명한 인물이 ‘구출된 청년’으로 소개돼 현지 교민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쓴소리를 냈다.
그는 "피해자와 범죄자를 구분해달라는 교민들의 간절한 목소리는 외면한 채, 좋은 그림 하나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영웅 프레임’을 짰다”며 "정치인의 쇼맨십이 교민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