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졌다…다시 15% 시청률 돌파하며 '전체 1위' 자리 지킨 한국 드라마

2025-10-2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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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공감 가족 멜로 이야기 담은 주말극 강자

KBS2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이 다시 한번 시청률 15%(이하 닐슨코리아 제공) 벽을 깨부수며 주말 전체(지상파·종편·케이블)프로그램을 통틀어 시청률 종합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화려한 날들' 22회 주요 장면. / 유튜브 'KBS Drama'
'화려한 날들' 22회 주요 장면. / 유튜브 'KBS Drama'

지난 19일 방영된 '화려한 날들' 22회 방송분은 전국 기준 15.2%, 수도권 기준으로는 13.7%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송 초반 13%대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6회차에서 15.6%, 8회차에서 15.9%를 돌파하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후 기복을 거듭했으나 평균적으로 14%대를 유지하며 주말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날들'은 '황금빛 내 인생'으로 최고 시청률 45%를 돌파했던 소현경 작가와 김형석 감독이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방영 전부터 '황금빛 팀' 귀환으로 주목을 받았다. 배우 정일우, 정인선, 윤현민, 이태란, 천호진 등이 주연으로 나서며 완성도 높은 연기 호흡을 선보이고 있다.

'화려한 날들'은 "인간은 누구에게나 화려한 날들이 있다. 지금이든, 과거든, 혹은 앞으로든"이라는 주제를 중심에 둔 세대 공감형 가족 멜로다. 각자의 인생에서 화려한 날들이 무엇인지를 탐구하며, 세대 간 이해와 상처, 용서를 그려낸다.

'화려한 날들' 주연들. 정일우, 정인선, 윤현민. / KBS 제공
'화려한 날들' 주연들. 정일우, 정인선, 윤현민. / KBS 제공

극 중 정일우가 연기하는 이지혁은 사랑보다 자유를 중시하는 냉철한 비혼주의자다. 그러나 정인선이 맡은 지은오는 일과 사랑 모두에 열정을 쏟는 인물로, 이지혁을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결혼을 거부하는 남자와 사랑을 믿는 여자의 대비된 인생관이 충돌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이지혁은 부친 이상철(천호진)의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독립을 시도하지만, 회사 내 낙하산 인사와 가족 문제로 인해 번번이 좌절한다. 그러던 중 동료 정보아(고원희)로부터 계약 결혼 제안을 받지만, 결혼식 당일 신부가 사라지면서 그의 인생은 또다시 꼬인다. 이후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났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와 지은오가 운영하는 카페 창고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지은오와의 관계는 처음엔 냉랭했지만, 점차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면서 동업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나 지은오의 친모가 바로 고성희(이태란)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극은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화려한 날들' 천호진과 정일우. / KBS 제공
'화려한 날들' 천호진과 정일우. / KBS 제공

22회 방송에서는 이태란이 맡은 고성희의 감정 폭발이 극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은오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으며 눈물로 고백했다. "쌍둥이를 낳고 남편이 뺑소니 사고로 죽었다.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려서 하나는 맡기고 하나는 업고 다녔다. 데려갔던 시장에서 불이 나 형체도 못 찾았다"는 대사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이어 고성희는 "다시는 그 애 얘기를 안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아이를 봤다. 그날이 그 아이를 잃은 날이었다"고 오열했다.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어머니의 절규와, 잃어버린 딸 앞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인간적 고통이 진하게 그려졌다. 이 장면에서 이태란의 섬세한 연기와 정인선의 절제된 감정선이 맞물리며 높은 호평을 받았다.

'화려한 날들' 중심에는 가족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세대 간 이해와 화해를 그리지만, 본질적으로는 혈연과 정서 경계가 무너진 시대 속 진짜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극은 1960년대생 마처세대와 그 자녀 세대 이야기를 교차하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마처세대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를 뜻한다. 이들은 노부모와 미혼 자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구조적 부담 속에서 노후 불안을 겪고 있다. 반면 1980~90년대생 자녀 세대는 취업난과 주거난, 결혼 기피로 경제적 독립이 어렵다.

'화려한 날들' 포스터. / KBS 제공
'화려한 날들' 포스터. / KBS 제공

이 두 세대가 부딪히는 현실을 통해 '화려한 날들'은 질문한다. “가족은 피로 이어진 존재인가, 아니면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마음인가?” “사랑하지 않아도 가족일 수 있을까?”

드라마는 이러한 질문을 일상적 갈등과 감정의 언어로 풀어내며, 관객이 자신의 가족을 돌아보게 만든다.

연출을 맡은 김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 30%를 넘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제가 세운 기록을 스스로 깨고 싶다. 단순히 수치 문제가 아니라, 다시 한 번 시청자에게 주말드라마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화려한 날들'은 매회 평균 14%대를 유지하며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통틀어 주말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동시간대 경쟁작들을 모두 제치고, 가족 멜로 장르 부활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일우와 정인선의 관계 변화, 이태란의 숨겨진 과거, 천호진의 부성애 등 인물 간 얽히고설킨 서사가 중심을 이룬다. 화려함이라는 단어 뒤에 숨은 인간의 슬픔과 상처, 그리고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를 통해, 드라마는 단순한 가족극을 넘어 인간의 삶 전체를 비춘다.

이제 절반 정도를 달려온 '화려한 날들'이 시청률 30% 돌파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유튜브, KBS Drama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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