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있는 전통음식인 줄 알았는데... 직장인 단골 점심메뉴의 '반전'

2025-10-2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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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때마다 직장인들 고민하게 만드는 이 음식

제육볶음을 먹는 직장인들. AI 툴로 제작한 사진이다.
제육볶음을 먹는 직장인들. AI 툴로 제작한 사진이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을 매번 고민하게 만드는 메뉴가 있다. 상추쌈과 함께 입으로 집어넣는 순간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하는 음식. 바로 제육볶음이다. 유명 셰프인 이원일이 최근 ‘셰프이원일’ 유튜브 채널에 이 국민 점심 메뉴의 모든 것을 파헤치는 영상을 공개했다. 제육의 역사, 부위별 특징, 양념과 조리 방법까지 제육 매니아라도 놀랄 만한 상세한 분석이 담겼다.

제육볶음은 생각보다 최근에 탄생한 음식이다. 1980년대 서울의 회사가 많은 중구 지역에서 남아도는 돼지고기 부위를 활용하면서 생겨난 메뉴라는 것. 당시 삼겹살이나 목살 같은 특정 부위만 선호하던 한국인들의 식습관 사이에서 전지와 후지 같은 저가 부위를 빠르게 볶아 밥과 함께 내놓은 것이 제육의 시작이었다.

이원일은 "남아도는 앞다리살이랑 뒷다리살을 갖다가 먹을 수 있는 극강의 궁극의 음식이 바로 제육볶음이다. 이게 탄생한 건 1980년대즈음"이라고 설명했다.

제육을 완성하는 첫 번째 요소는 고기 부위의 선택이다. 이원일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제육용 부위만 여섯 가지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삼겹살, 목살, 전지, 후지, 항정살, 갈매기살 등이 사용되는데, 각 부위마다 식감과 풍미가 다르다.

이원일이 그중 가장 추천하는 부위는 미박 전지(껍데기가 붙은 앞다리살)다. "미박 전지는 껍데기, 얇은 지방층, 두툼한 살덩어리가 되게 잘 분포해 그대로 얇게 썰어 볶아 드시면 제일 맛있다"고 말했다.

양념의 종류는 크게 건식과 습식으로 나뉜다.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건식 제육볶음은 웍이나 궁중팬을 이용해 강한 불에서 순간순간 양념을 넣으며 빠르게 볶아내는 방식이다. 반면 고추장을 사용하는 습식 제육은 주물럭 양념으로 미리 재운 후 직화로 조리하는 방식이다. 이 두 가지 외에도 간장 제육볶음, 기사식당 불백, 중식 제육볶음, 쌈장 제육볶음 등 다양한 변형이 존재한다.

이원일은 각 부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양념과 조리 방식을 제안했다. 미박전지 부위는 고춧가루 건식으로, 목살은 고추장 습식 주물럭으로, 후지는 두반장을 넣은 중식으로 조리하는 식이다. 항정살은 쌈장 제육볶음에, 가브리살은 간장 불백이나 후추 제육볶음에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특히 후지와 중식 제육의 조합에 대해선 후지 식감이 좀 퍽퍽하지만 중식 조리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조리 과정에서 고기가 거의 마를 때쯤 물을 조금씩 계속 추가하면서 불을 조절하면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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