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대신 공원으로! 광산구 수완동, '우리 동네 건강'을 직접 처방하다
2025-10-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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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볕 아래, 5천 걸음의 기적…원당산 공원에 500여 명의 활기찬 발걸음이 모인 이유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지난 17일 금요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동의 원당산 공원은 거대한 ‘야외 헬스장’으로 변신했다.
딱딱한 진료실이나 상담 창구 대신, 푸른 잔디와 맑은 공기 속에서 주민들이 직접 자신의 건강을 ‘처방’하고 이웃과 활력을 나누는 특별한 축제가 열렸기 때문이다. '수완 건강마을 축제'라는 이름으로 펼쳐진 이날 행사에는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부터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까지 5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그야말로 ‘건강한 하루’를 함께 빚어냈다.
####미션과 게임으로 즐기는 '건강 놀이터'
이번 축제는 '걷고 웃고 함께 건강한 수완'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루한 건강 관리가 아닌 신나는 ‘놀이’로서의 건강을 제안했다. 참가자들은 원당산 곳곳에 숨겨진 미션을 수행하는 '건강 스탬프 투어'에 참여하며 공원을 누볐고, '5천보 걷기 챌린지'를 통해 이웃과 나란히 걸으며 담소를 나눴다. 한쪽에서는 훌라후프를 가장 오래 돌리는 사람을 가리는 대회가, 다른 쪽에서는 악력과 유연성을 겨루는 '근력왕 3종 대회'가 열려 참가자들은 물론 구경하는 주민들에게까지 큰 웃음과 박수갈채를 선사했다.
####의료-복지-주민, 경계를 허문 '건강 거버넌스'
이날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사회의 건강과 복지를 책임지는 기관들이 한마음으로 뭉쳤다는 점이다. 광주보건대학교부터 건강생활지원센터, 사회적처방건강관리소, 도시재생공동체센터 등이 주축이 된 ‘광산 건강마을 네트워크’가 행사를 기획했고, 보건소와 행정복지센터, 종합사회복지관이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덕분에 현장에서는 혈압·혈당 측정, 스트레스 검사 같은 기본 건강 체크는 물론, 금연·치매 예방·심장 나이 측정 등 12개에 달하는 다채로운 건강 체험 부스와 복지 상담이 원스톱으로 이뤄져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마을이 곧 병원, 이웃이 곧 의사
오후 늦게 열린 기념식에서는 마을 공동체의 공연과 다 함께 추는 건강 체조가 축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민철 광산구도시재생공동체센터장은 "이번 축제는 주민이 건강의 주체가 되어 이웃과 소통하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앞으로 의료와 돌봄, 그리고 공동체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수완만의 특화된 건강마을 모델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딱딱한 구호가 아닌, 주민들의 웃음과 땀방울로 채워진 이번 축제는 '건강한 공동체'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