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통해도 괜찮아요"~함평군, 다문화 산모 위한 '특별한 동행' 시작
2025-10-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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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의 '고요한 불안감'을 없앤다…함평성심병원과 손잡고 24시간 통역부터 산후 돌봄까지 '원스톱' 지원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낯선 땅에서 새 생명을 잉태한 기쁨도 잠시, 말이 통하지 않는 병원 진료실에서 홀로 불안감에 떨어야 했던 다문화가정 엄마들. 이들의 '고요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전남 함평군이 지역 병원과 손을 맞잡고 나섰다.
단순한 지원을 넘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허무는 촘촘하고 따뜻한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특별한 동행'의 첫걸음이다.
####'의료'와 '행정'의 경계를 허문 약속
지난 1일, 함평성심병원 회의실에는 조금 특별한 만남이 성사됐다. 함평군청 관계자와 병원 의료진, 그리고 여러 나라의 언어 통역사 11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날의 목표는 단 하나, '어떻게 하면 다문화 임산부들이 마음 편히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을까?'였다. 이들은 기존의 분절된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행정과 의료 현장이 하나로 움직이는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언제 어디서든', 통역이 필요할 때
이번 협의의 가장 큰 성과는 '언제 어디서든' 통역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점이다. 먼저, 베트남, 필리핀 등 주요 언어권 통역사를 병원에 상시 배치해 평상시 진료와 상담을 돕는다. 더 나아가, 한밤중의 응급상황이나 예상치 못한 방문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긴급 전화통역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이제 다문화 산모들은 복통의 원인을 설명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거나, 의료진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해 불안에 떠는 일 없이 온전히 치료와 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아기 낳고 끝? No, '엄마'의 삶까지 돌본다
함평군의 지원은 출산에서 멈추지 않는다. 병원과 협력해 체계적인 산후조리 교육과 정기적인 육아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엄마와 아기가 모두 건강한 새로운 삶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또한, 분기별로 실무 회의를 열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만족도 조사를 통해 부족한 점을 끊임없이 보완하며 '살아있는 지원 정책'을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위대한 여정에 언어와 문화가 결코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지역 사회 전체가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지원하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모든 아기가 차별 없이 환영받고 모든 엄마가 존중받는 함평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