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경찰,농심(農心) 지키는 '특별 경계령'~함평 들녘 24시간 잠들지 않는다
2025-10-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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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땀 흘린 1년, 훔쳐가지 마세요"…가격 치솟자 농산물 절도 비상, 경찰이 나섰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황금빛으로 물든 들녘, 농부의 1년 땀방울이 마침내 결실을 보는 수확의 계절. 하지만 풍요로운 가을의 이면에는 농심(農心)을 새까맣게 태우는 검은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
연이은 폭염과 이상기후로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를 노리는 전문 절도범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전남 함평경찰서가 농부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오는 11월 말까지 7주간의 '농산물 특별 보호' 작전에 돌입했다.
####단순한 재산 피해를 넘어, 마음을 훔치는 범죄
농산물 절도는 단순히 창고의 포대가 비는 문제가 아니다. 자식처럼 키운 농작물을 하룻밤 사이에 잃어버린 농민에게는 1년의 노력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깊은 정신적 상처를 남긴다. 특히 수확량 감소로 '금(金)값'이 된 올해 농산물 시장 상황은 절도범들에게 더 큰 유혹이 될 수밖에 없어, 경찰의 선제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순찰차 불빛'이 최고의 방범 CCTV
함평경찰서는 범죄 예방의 핵심을 '눈에 띄는 순찰'에 뒀다. 인적이 드문 농로나 농산물 야적장을 중심으로 순찰 노선을 재편하고, 심야 시간대 순찰 횟수를 대폭 늘렸다. 마을담당 경찰관들은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수상한 차량이나 낯선 사람을 보면 주저 말고 112를 눌러달라"고 당부한다. 특히, 결정적인 제보를 한 주민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하는 '우수 신고 보상제'를 적극 홍보하며, 경찰과 주민이 함께 만드는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데이터는 알고 있다, 범죄가 숨는 곳을
경찰의 경험에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도 더해졌다. 과거 범죄 발생 이력과 112 신고 데이터를 분석해 범죄에 가장 취약한 지점을 선별하고, 해당 장소에 발 빠르게 이동형 CCTV를 설치해 24시간 감시 체계를 가동했다. 또한, 관내 농산물 보관 창고를 등급별로 관리하며 사전 안전 점검을 마치는 등 빈틈없는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해 농사, 도둑에겐 맡길 수 없습니다"라는 경고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 6개도 주요 길목에 내걸어 범죄 심리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권춘석 함평경찰서장은 "이번 특별 예방 활동은 단순한 순찰 강화를 넘어, 농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농민들의 소중한 재산과 마음을 지켜내 안전하고 풍요로운 함평의 가을을 만들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