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데도 계속 음식에 향하는 손…멈출 방법은 바로 '이것'

2025-10-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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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줄 알면서도 자꾸 손이 가는 이유는?
식욕을 부추기는 뇌와 몸의 비밀

배가 이미 부른데도 손이 자꾸 음식을 향할 때가 있다.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과자 봉지를 뜯고, 냉장고 문을 여닫으며 무언가를 찾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단순한 식습관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몸과 마음의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과식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 신체적 요인: 포만감을 느끼는 뇌 신호의 혼란

우리 몸은 위가 어느 정도 차면 ‘그만 먹어도 된다’는 신호를 뇌에 보낸다. 그러나 이 신호는 식사 속도나 음식 종류에 따라 왜곡될 수 있다. 음식을 빨리 먹으면 위가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이미 많은 양을 섭취하게 되고,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은 혈당을 급격히 올렸다가 떨어뜨려 다시 먹고 싶게 만든다. 특히 정제 탄수화물이나 당분이 많은 간식은 도파민 분비를 자극해 일시적인 쾌감을 주지만, 곧 허기가 되살아난다. 이는 배가 아니라 ‘보상 회로’가 음식을 원하게 만드는 현상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심리적 요인: 스트레스와 감정 조절의 문제

현대인의 과식은 종종 감정과 연결돼 있다. 불안하거나 외로울 때, 혹은 피로할 때 음식을 통해 위안을 얻는 ‘감정적 섭식(emotional eating)’은 매우 흔한 현상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코르티솔은 식욕을 자극하고, 특히 고지방·고당분 음식을 찾게 만든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폭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또한 음식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감정을 다스릴 건강한 방법이 부족할수록 식사량이 늘어난다.

◆ 사회적 요인: 식사 환경과 문화의 영향

혼자 먹을 때보다 여럿이 먹을 때, TV나 스마트폰을 보며 먹을 때 우리는 더 많은 양을 섭취한다. 대화에 집중하거나 화면을 보며 먹으면 ‘지금 얼마나 먹었는가’를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회식 문화나 외식이 잦은 생활 패턴은 본래의 식욕보다 ‘분위기’에 휩쓸린 식사를 유도한다. 주변 사람의 식사 속도나 양도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요인은 단순히 음식의 양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배부른데도 먹는 게 자연스럽다’는 잘못된 습관을 강화시킨다.

◆ 호르몬 불균형: 렙틴 저항성과 그렐린의 작용

우리 몸에는 식욕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호르몬이 있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leptin)’과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그렐린(ghrelin)’이다. 그러나 잦은 폭식이나 수면 부족, 고지방 식단은 렙틴 저항성을 높여, 뇌가 포만 신호를 무시하게 만든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실제로 위는 가득 찼는데도 계속 허기를 느끼게 된다. 반대로, 수면이 부족하면 그렐린이 증가해 불필요한 식욕을 자극한다. 따라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거나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사람은 배가 불러도 먹고 싶어지는 경험을 더 자주 하게 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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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의 중독성: 당분과 지방이 만드는 뇌의 착각

패스트푸드나 디저트, 스낵류에는 고당·고지방 성분이 들어 있다. 이런 음식은 뇌의 보상 중추를 자극해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이 과정은 마치 중독과 비슷하게 작용해, 한 번 맛본 쾌감을 다시 느끼기 위해 같은 음식을 찾게 만든다. 특히 ‘짠맛-단맛-기름기’ 조합은 포만감을 느끼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감자칩 한 봉지를 끝까지 먹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음식들은 포만감보다는 쾌락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배가 불러도 손이 멈추지 않는다.

◆ 습관과 환경: 무의식적 행동의 누적

식후 간식, 야식, TV 앞 과자 등은 처음에는 단순한 습관이지만, 반복되면 뇌에 ‘특정 시간대엔 먹는다’는 신호로 각인된다. 배가 부른지 여부와 상관없이, 뇌는 정해진 시간에 음식 섭취를 기대하게 된다. 또한 냉장고나 식탁 위에 음식이 늘 보이는 환경도 과식을 유도한다. 시각 자극만으로도 식욕이 자극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가 불러도 계속 먹는 행동은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니라, 환경적 자극에 대한 자동 반응일 수 있다.

◆ 대처 방법: ‘배고픔의 진짜 이유’를 구별하라

배가 부른데도 먹고 싶을 때는 먼저 ‘진짜 배고픔인지, 감정 때문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물 한 컵을 마시거나 10분 정도 기다린 후에도 배가 고프다면 실제적인 허기일 수 있지만, 금세 잦아들면 감정적 요인일 가능성이 높다. 또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식사에 집중해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중간에 젓가락을 내려놓거나, 음식의 향과 질감을 느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은 렙틴과 그렐린 균형을 맞춰 식욕 조절력을 회복시킨다.

◆ ‘먹는 즐거움’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음식을 즐기는 일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배부름을 느끼지 못한 채 계속 먹는다면 몸은 물론 마음의 균형도 무너질 수 있다. 배가 불러도 계속 먹는 이유를 ‘의지 부족’으로만 탓하기보다, 신체와 감정, 환경의 문제로 이해하고 조절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먹는 즐거움은 포만감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고,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달래는 법을 익힌다면 ‘배부른 과식’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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