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의 눈물, 교실에서 진실로 답하겠습니다"
2025-10-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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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 여순사건 유족들 앞에 고개 숙여~“왜곡된 역사,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 굳은 약속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77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지난 18일, 광양 우산공원 내 여순추모공원에서 열린 '제77주기 여순사건 희생자 추념식'. 백발이 성성한 유족들의 깊은 한숨과 눈물 앞에, 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이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역사교육"을 실천하겠다는 굳은 다짐을 약속했다.
####눈물의 추모사, "교육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광양유족회를 비롯해 지역 각계 인사와 유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이날 추념식은 시종일관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대중 교육감은 추모사를 통해 "국가폭력으로 인한 통한의 희생과 찢겨진 아픔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우리 아이들이 왜곡되지 않은 역사의 진실 위에서 정의와 평화를 실천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자로서의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곡 도서, 어떻게 할 겁니까?"…유족들의 절박한 물음
추념식의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 채, 자리는 광양교육지원청으로 옮겨졌다. 이곳에서 열린 유족회와의 간담회는 더 이상 과거에만 머무를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가득 찼다. 유족들은 최근 논란이 된 '역사왜곡 의심 도서' 문제를 꺼내 들며, "어떻게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책에 그런 내용이 실릴 수 있느냐"고 질타와 함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전남교육청은 지난 9월 말 가동을 시작한 '역사왜곡(의심) 도서 자문단'의 1차 회의 결과를 공유하며 유족들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 교육청은 ▲학교도서관 자료의 사전·사후 검증 시스템 구축 ▲역사전문가 및 시민단체 검토 강화 ▲문제 도서의 신속한 회수 및 폐기 절차 마련 등, 왜곡된 정보가 학교 현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강력한 '방화벽'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억'을 넘어 '교육'으로…'전남의 의(義)'를 새기다
김대중 교육감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단순히 문제 도서를 걸러내는 것을 넘어, 여순사건과 같은 우리 지역의 아픈 역사를 아이들이 올바르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역사교육 자체를 강화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유족과 지역사회가 함께 기억하고 가르치는 '전남의 의(義) 교육'을 통해, 다시는 이 땅에 비극이 없도록 만들고 교육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77년 묵은 슬픔에 대한 교육계의 진심 어린 응답은 이제 막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