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인근서 손발 묶인 채 발견된 시신… 사망자 회사 뒤에 캄보디아
2025-10-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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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범죄 조직 만들어 놓고 한국에 와서 사기”

캄보디아에서 기획된 5000억 원대 투자 사기 조직의 실체가 올 봄 설악산 인근에서 6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되면서 드러났다고 SBS가 최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4월 설악산 근처 한 야산에서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손목과 발목은 테이프로 묶여 있었고, 머리에는 비닐봉지가 씌워져 있었다. 시신을 발견한 장의사는 "까만 비닐봉지가 머리에 씌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범인은 피해자의 지인인 50대 남성으로 밝혀졌다. 숨진 여성은 한 유령 회사에서 일하면서 지인들에게 투자를 권유해 왔는데, 뒤늦게 사기라는 것을 알고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함께 투자 활동을 한 남성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의 배경이 된 투자 사기를 처음 기획한 인물은 정모씨. 정씨는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골드필드라는 회사에 송금하고 봉사활동을 하면 가상화폐로 돈을 불려준다며 투자자를 모았다. 정씨는 "GGF 본사는 올해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사옥 준비도 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영국 본사는 물론 회장인 존 에드워드라는 사람도 가짜였다. 피해자가 5000명이 넘고, 피해액도 50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사기 사건을 기획한 곳은 캄보디아였다.
정씨는 지난해 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10층짜리 호텔을 구한 뒤 무장 경비원을 배치하고, 다단계 사기 조직의 거점으로 이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민석 변호사는 "아예 처음부터 캄보디아에 범죄 조직을 만들어 놓고, 거기서 모든 것을 다 지휘하면서 한국에 와서 사기를 친 것"이라고 SBS에 설명했다.
캄보디아 수도 한복판에서 시작된 수천억 원대 금융 사기의 실체는 주범인 정씨가 구속돼 지난 7월 재판에 넘겨지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경찰은 정씨가 캄보디아 현지에 사무실을 차리고 한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투자 사기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