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단역 배우 겸 모델 김모씨, 캄보디아에 감금돼 성인방송 진행
2025-10-2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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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조직 범죄단지 추정 건물서 성인방송 강요당해

30대 한국인 여성인 단역 배우 겸 모델 김민하(가명) 씨가 캄보디아에서 감금 상태로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동아일보가 21일 단독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4월 “현지에서 일본어 통역을 구한다”는 제안을 받고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했다. 공항엔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될 정도로 알려진 교민이 마중 나와 있었다. 그는 김 씨에게 “쉬운 일이에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프놈펜에서 약 4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시아누크빌의 해변 근처 아파트. 김 씨가 가족에게 “잘 도착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직후 낯선 남성 3명이 방에 들이닥쳤다. 그들은 휴대폰을 달라고했다. 김 씨가 저항하자 그들은 팔이 꺾고 휴대전화와 여권을 순식간에 빼앗았다. 그날부터 김 씨는 감금된 채 성인방송을 강요당했다.
일당은 카메라 앞에 앉혀 놓고 옷을 벗으라고 강요하며 시청자에게 후원금을 구걸하게 했다. 다음 날 벽엔 실적표가 붙었다. 목표 금액에 못 미치면 욕설과 폭행이 이어졌다. 옆방에서는 살려달라는 비명이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김 씨는 종일 불빛이 꺼지지 않는 방에서 카메라 불빛만 바라보며 버텼다.
한 달 뒤 김 씨는 극적으로 구조됐다. 가족이 받은 ‘도착 인증샷’ 한 장이 단서였다. 가족들은 김 씨를 찾으려고 현지 교민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20년째 캄보디아에 거주하던 교민이 사진 속 섬의 위치를 추적해 시아누크빌 일대를 한 달간 수색했다. 이후 현지 경찰과 함께 건물을 급습해 김 씨를 구했다. 그러나 귀국 후 밝혀진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김 씨를 마중 나왔던 교민이 현지 범죄조직에 500만 원을 받고 김 씨를 팔아넘긴 것이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19일 오후(현지시각) 김 씨가 감금됐던 시아누크빌의 건물 입구에는 여전히 중국인 경비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배회하고 있었다. 현지 운전기사는 기자에게 “저들이 우리를 알아보는 거 같다. 차에서 절대 내리지 말라”며 “여전히 중국계 조직의 범죄단지로 활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캄보디아에서 한국 여성들도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조직에 납치됐다 탈출한 30대 남성 정민수(가명) 씨는 동아일보에 “조직원 150명 중 납치된 5명 정도가 여성이었다. (남성 조직원이) 대본을 써주면 통화는 여성 대역이 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에도 또 다른 30대 여성이 캄보디아와 베트남 접경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