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대 심었는데…영동서 112살 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황금빛 '이 과일'

2025-10-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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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백년배 수확…약 20그루 남아

충북 영동군에서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살아온 배나무 '백년배'가 올해도 결실을 맺었다.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농가 자료사진. 실제와 다릅니다.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농가 자료사진. 실제와 다릅니다.

21일 영동군에 따르면 영동읍 매천리 과일나라 테마공원에 있는 수령 100년이 넘은 배나무 20그루에 올해도 탐스러운 열매가 결실을 맺고 당도와 맛을 자랑하고 있다. 100년이 넘는 세월의 영근 배를 먹으면 100세까지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백년배’로 불리는 이 나무들은 수령 112년 정도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 초반에 시험 재배용으로 식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들은 한 세기를 훌쩍 넘긴 세월 동안 영동 과수 재배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었다. 공원에는 현재 약 20그루의 백년배 나무가 남아 있으며, 높이는 3∼3.5m, 둘레는 1.5∼2m 정도다. 한 나무에서 보통 60개 안팎의 배가 수확된다.

'영동 백년배'가 탐스럽게 열렸다. / 영동군
'영동 백년배'가 탐스럽게 열렸다. / 영동군

해방 이후 개인이 관리하던 과원을 2008년 영동군이 매천리 과일나라 테마공원 터로 사들이면서 소유권은 군에 넘어왔다.

신고배 품종인 이 배나무들은 오랜 수령과 기상 여건 등으로 수확량 감소가 우려됐으나 정밀한 전정 작업과 병해충 관리로 평년 수준의 결실을 보였다.

영동군은 당도가 높고 깊은 맛을 자랑하는 백년배 일부를 지역 홍보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어린이와 방문객이 참여할 수 있는 수확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 자원으로 쓰일 예정이다.

영동군 관계자는 “한 세기를 견뎌온 백년배는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귀중한 문화자산”이라며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재배기술을 도입해 백년배가 세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세심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배는 수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갈증 해소와 소화 촉진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과일이다. 특히 루테올린,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기관지 건강에 좋고, 기침이나 가래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감기 초기 증상 완화나 해열에도 도움이 돼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 배즙을 즐겨 마셨다.

생으로 배를 먹어도 좋지만, 꿀이나 생강 등을 넣고 끓인 배숙으로 즐기면 면역력 강화와 피로 회복에 더욱 도움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배는 주스나 디저트 등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어 대중성 높은 건강 과일로 자리 잡고 있다.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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