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 공개…포항서 발견돼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된 '거대 동물 화석'

2025-10-2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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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생대 고래화석 가운데 가장 큰 표본

국내 최대 규모의 신생대 고래 화석이 천연기념물이 된다는 소식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포항 신생대 두호층 고래화석' 부분. / 국가유산청 제공-연합뉴스
'포항 신생대 두호층 고래화석' 부분. / 국가유산청 제공-연합뉴스

국가유산청은 경북 포항 지역에서 발견된 '포항 신생대 두호층 고래화석'과 '포항 신생대 두호층 결핵체'를 각각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포항 신생대 두호층 고래화석'은 2008년 9월 포항시 장량택지개발지구에서 처음 확인됐다. 퇴적암 속에서 갈비뼈, 아래턱뼈, 머리뼈 일부 등이 형태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온전하게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포항 신생대 두호층 고래화석' 전체 모습. / 국가유산청 제공-뉴스1
'포항 신생대 두호층 고래화석' 전체 모습. / 국가유산청 제공-뉴스1

이 화석은 국내 신생대 고래화석 가운데 가장 큰 표본임과 동시에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수염고래아목 고래화석으로 가치가 있다. 수염고래아목은 대왕고래, 혹등고래 등과 같은 수염고래류를 포함하는 세부 체계를 말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신진기(신생대 제3기) 두호층에서 발견된 화석으로, 퇴적암 내에 개체 하나가 온전히 보존돼 국내에서는 매우 드문 사례"라고 전하기도 했다.

'포항 신생대 두호층 결핵체' 모습. / 국가유산청 제공-뉴스1
'포항 신생대 두호층 결핵체' 모습. / 국가유산청 제공-뉴스1

고래 화석 뼈를 감싸고 있던 '포항 신생대 두호층 결핵체' 역시 천연기념물로 함께 지정이 예고됐다. 결핵체는 퇴적물 입자 사이의 빈 공간에 광물이 침전하면서 형성된 단단한 덩어리다.

이번에 지정이 추진되는 결핵체는 2019년 9월 포항시 우현동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발견됐다. 총 두 개의 결핵체로, 지름이 약 2m에 가까이 되며 가운데가 불룩한 아구형 형태로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연상케 하는 외형을 띠고 있다.

두 결핵체 모두 국내에서 발견된 결핵체 중에서도 크기가 크고 희소성이 높다.

현재 고래화석과 결핵체는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지질 유산 수장고를 개방하고, 고래화석을 비롯한 지질유산을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자연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두 유산을 천연기념물로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

▶ 지구의 기억을 밝혀내는 화석

화석은 단순한 돌덩이가 아니다. 국토지리정보원의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의 퇴적암층에서는 공룡의 발자국, 알 화석, 그리고 뼈 화석 등이 발견되며, 이는 과거 생물과 지구 환경을 복원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화석은 살아있던 유기체가 사망한 뒤, 그 유해가 퇴적물 속에서 광물화되며 고체화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원래 유기물은 사라지고, 형태만이 암석 속에 보존된다. 한반도에서는 특히 중생대 말기 지각 운동과 지형 변화 속에서 공룡과 같은 척추동물 화석이 남아 있어, 당시의 생태계와 지질학적 환경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화석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지구'와 '지금의 지구'를 잇는 다리를 놓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미래 변화를 예측하는 단서도 얻을 수 있다.

결국 화석은 단지 과거의 유물 그 이상이다. 그것은 지구의 변천사를 담은 타임캡슐이며, 오늘날 우리가 서 있는 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주는 메시지이다. 화석을 마주할 때면 우리는 단순히 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수백만 년 전의 한 생명체와 수많은 세월이 함께 깃든 흔적을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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