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부터 발굴까지 10년...드디어 옛 위용 되찾고 모습 드러낸 ‘이곳’

2025-10-2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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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뒤틀림·지반 침하 해결… 일제 강점기 이전 모습 회복

조선 수군의 구국 상징으로 불린 국보 여수 진남관이 긴 공사 끝에 옛 모습을 되찾았다.

진남관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진남관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국가유산청은 전남 여수시에서 진남관 해체 수리 준공식을 연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공사는 여수시와 함께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년 동안 진행됐으며, 총 194억7400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건물 전체를 해체한 뒤 발굴 조사와 복원 보수 정비를 거쳤고, 일제강점기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데 중점을 뒀다.

진남관의 역사는 조선 전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성종 때인 1479년 전라좌수영이 설치되고, 15세기 말 성과 함께 초기 객사가 세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불탄 뒤 1599년 삼도수군통제사 이시언이 새로 건립하며 ‘진남관’이라 불리게 됐다.

1716년 화재로 다시 소실되었으나 1718년 전라좌수사 이제면이 중건해 지금의 모습이 갖춰졌다. 단층 목조건물이지만 길이 54m, 너비 22m에 달하는 압도적 규모로, 지방 관아 건물 중 최대를 자랑한다.

근대 이후에도 학교 교실, 전쟁 피란민 수용소 등으로 쓰이며 수차례 훼손과 보수를 겪었다. 2001년에는 역사적 의의와 건축적 가치가 인정돼 국보 제304호로 지정되었다.

여수 진남관 해체수리공사 과정 / 국가유산청 제공
여수 진남관 해체수리공사 과정 / 국가유산청 제공

이번 대규모 해체 공사는 건물 노후화가 심해지면서 추진됐다.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돼 2016년부터 전면 해체보수에 들어갔는데, 공사 과정에서 동쪽에서 옛 건물지와 보도의 흔적이 발견되며 발굴 조사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길어졌다.

해체 수리 과정에서는 구조적 뒤틀림, 지반 침하, 목부재 부식 같은 문제들이 해결됐다. 일제강점기 훼손으로 68개만 남아 있던 기둥은 원래대로 70개로 복원됐고 지붕 기와는 5만4000장을 전통 방식으로 다시 제작해 얹었다. 문화유산위원과 수리기술위원 등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원형을 확인했으며 전통 건축 각 분야 장인들이 직접 참여해 공사의 품질을 높였다.

진남관 복원은 단순한 수리가 아니라 위용을 되살린 작업으로 평가된다. 조선 수군의 본부이자 구국의 상징 공간이었던 진남관이 본래의 역사적 풍모를 되찾은 것이다. 공사 기간 진행된 발굴 조사에서는 당시 건축 양식과 부재 사용 방식이 확인돼 학술적 성과도 남겼다.

진남관 모습 / 국가유산청 제공
진남관 모습 / 국가유산청 제공

준공식에는 허민 국가유산청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정기명 여수시장, 지역 국회의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다. 해체 수리 공사 유공자 표창이 수여되고 다양한 축하 공연도 열린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공사를 계기로 진남관이 앞으로도 온전히 보존 관리되며, 전라남도와 여수시와 함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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