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납품에도 수천억 추가 계약…‘ITX-마음’ 사업, 혈세 낭비 논란
2025-10-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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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시스, 납품 지연·중량 초과·운임 손실에도 2,429억 신규 계약
박용갑 의원 “국토부 감사 착수해야…추가 계약 전면 재검토 필요”

[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한국철도공사가 납품 지연과 제작 결함으로 문제가 된 다원시스와 수천억 원 규모의 철도차량 추가 계약을 체결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납품 불이행률이 70%를 넘는 부실 업체에 혈세로 보상성 계약을 준 셈이라, 철도 안전성과 재정 투명성에 심각한 의문을 낳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은 21일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철도공사가 다원시스와의 ITX-마음 계약 과정에서 다수의 납품 지연과 성능 미달에도 불구하고 2024년 4월 2,429억 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지적했다.
다원시스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2,716억 원, 4,004억 원 규모의 ITX-마음 차량 계약을 체결했으나, 현재까지 총 334칸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납품률은 29.5%에 불과하며, 208칸에 대한 계약(2019년)은 납품 기한을 1년 11개월 넘긴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차량 성능 저하다. 철도공사의 중량 기준(190톤)을 15톤 초과한 205톤으로 제작돼 입석 승객 수용 제한이 불가피해졌고, 이에 따라 25년간 110억 원에 달하는 운임 손실이 예상된다. 현재 철도공사는 이 문제로 다원시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4월 또다시 116칸(2,429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배경에는 납득할 수 없는 행정 결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 의원은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부실 납품 업체와 아무런 책임 추궁 없이 추가 계약을 체결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국토교통부의 철저한 감사와 계약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날 국감에서 한국철도공사 측은 공식 사과했고, 국토위 맹성규 위원장도 “계약 전반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29일 종합감사에서 법적 조치를 포함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납품 차질을 넘어 공공기관의 계약 체계, 검수 시스템, 위험관리 역량 전반에 대한 근본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다. ‘ITX-마음’이 국민의 불신을 사는 열차가 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정책감독과 제도개선이 시급하다.